민주화 윤건영 VS 스펙왕 김용태, 서울시 구로구 을

민주화 윤건영 VS 스펙왕 김용태, 서울시 구로구 을 4월 15일 치러질 제21대 총선의 격전지들 글 : 최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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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치러질
제21대 총선의 격전지들

제21대 총선이 다가왔다. 오는 4월 15일에 대한민국 총선거인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통해 2020년 5월 30일부터 4년 임기를 수행할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금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다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부터는 제21대 총선에서 주목을 받는 격전지를 소개하고, 주요 후보들의 면면과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며 앞으로의 전망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민주당계 정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

민주당계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선거구

구로구 을 지역구는 구로디지털단지가 속한 지역구로, 민주당계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곳이다. 금천구, 관악구, 구로구가 모두 그런데, 이는 신도림 지역의 재개발에 따라 젊은 나이대의 인구가 대거 유입된 것이 연유로 꼽힌다. 이는 금천구, 관악구, 구로구의 세 지역에서 보이는 눈에 띄는 특색으로, 민주당계 정당에 있어서는 ‘텃밭’으로 여겨질 정도다. 다만 ‘반드시’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 2001년에 치러진 하반기 재보궐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의 후보가 당선된 적이 있기도 하다.

1980년 영등포구의 일부가 분리되면서 구로구로 독립했고, 1981년의 11대 총선에서 구로구 지역구가 신설됐다. 1988년 13대 총선부터는 구로구도 갑과 을 선거구로 나뉘었으며, 지금의 을 지역구가 당시에는 구로구 갑에 주로 속해 있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는 구로구 병이 신설됐으며, 갑을 선거구의 경계가 조정됐다. 그리고 독산동, 시흥동, 가리봉동 일부가 금천구로 분리 독립되면서 구로구 병의 일부 지역이 구로구 을로 명명되면서 다시금 선거구의 조정이 이뤄졌다. 현재 구로구 을 지역구는 구로1~5동, 신도림동, 가리봉동을 포함하고 있다.

박영선 장관이 세 번 당선된 곳

구로구 을 지역구에서만 3선을 한 박영선 장관의 불출마, 빈자리가 생기다

17대 총선에서 맞붙은 정치인은 열린우리당의 김한길 전 의원과 이승철 한나라당 전 의원이었다. 두 후보는 2001년 하반기 재보궐선거에서도 맞붙은 바 있으며, 총선의 결과는 재보궐선거와는 달리 김한길 전 의원이 54.02%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당선이라는 성적표를 받게 된다. 이후 구로구 을 지역구에서는 줄곧 민주당계 정당이 승리를 거두고 있다. 18대 총선부터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이 민주당의 후보로 출마했으며, 20대 총선까지 압승을 거뒀다.

18대 총선에서 박영선 장관은 통합민주당의 후보로 출마해, 한나라당 여성국장 직무대리를 지녔으며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고경화 전 의원을 상대로 47.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승리했다.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에서 강요식 후보가 출마했으며, 여기에서 박영선 장관은 61.94%의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하며 다시 당선됐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박영선 장관은 과반이 넘는 54.13%의 득표율을 기록해, 17대 비례대표로 국회 입성한 이래 4선에 성공하게 된다.

친문과 친이의 대결이 성사되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이야기되는 윤건영 전 청와대 비서관이 출마를 선언하다

현역 국회의원인 박영선 의원은 2019년 3월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 내정됐다. 지난 1월 3일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영선 장관의 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될 것인지 관심을 모았다. 매체에서는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철희 의원, 작년 5월 당직에 복귀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주로 거론됐다. 최종적으로 구로구 을 지역구 출마가 결정된 것은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 1일 윤건영 전 실장을 전략공천했음을 발표했다.

미래통합당은 지역에서 2번 출마한 강요식 박사, 지역구에서 당협위원장을 지냈던 문헌일 문엔지니어링 회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홍준표 전 의원은 미래통합당 공천 면접에서 구로구 을 지역구 출마를 강요받았음을 밝히기도 했다. 많은 후보들이 이름을 올리는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자신의 지역구인 양천 을에서의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용태 의원을 단수추천했다. 강요식 박사는 이에 반발하며 탈당을 발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윤건영 후보는 지난 3월 10일, 선거캠프 건물에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자가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윤건영 후보는 부산 출생으로, 민주화 운동을 하던 대학생 시절에는 국민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정치계에 입문하게 된 것은 1998년으로, 무소속으로 성북구의회 구의원에 출마해 최연소 기초의원으로 당선되면서부터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인 참여정부에서는 정무기획비서관을 맡았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에는 보좌관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문재인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인물이지만, 18대 대선에서는 숨은 비선 실세라는 소문 때문에 잠시 1선에서 물러나 있기도 했다.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문재인캠프인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본부 2부실장을 맡았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직을 수행했다. 대통령 비서실을 나온 것은 올해 1월이었다. 그는 사직과 함께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월 1일 박영선 장관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구로구 을 지역구에 그를 전략공천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래통합당 김용태 의원

자신의 지역구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의원이 구로구 을에 단수공천되다

김용태 의원은 다양한 사회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디지털방송 소프트웨어 기술회사인 알티캐스트,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 국제관계대학원 객원연구원, 중앙일보 전략기획실 기획의원,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등을 거친 그가 정치권에 발을 들인 것은 제17대 대선 때였다. 당시 전당대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선언했으며, 선거 직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을 거쳤다.

국회의원이 된 것은 18대 총선부터였다. 한나라당 후보로 서울시 양천구 을 지역구에 출마한 그는 통합민주당 김낙순 후보를 꺾고 과반이 넘는 50.4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후 20대 총선까지 3선에 성공했으며, 20대 국회 전반기 정무위원장직을 수행했다. 비박계 인사로서 바른정당 창당 때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함께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그가 다시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것은 2017년 11월로, 동년 12월 28일에는 당 혁신위원장직을 맡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으로 임명됐으며, 금번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당에 의해 구로구 을 지역구에 단수공천돼 후보로 나오게 됐다.

정권심판론이 얼마나 공감을
얻을지가 관건

김용태 의원의 자객공천이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까

김용태 의원의 공천은 ‘자객공천’으로 이야기된다. 김용태 의원의 공천이 종합적인 경쟁력보다는 상대 후보와 각을 세울 독특한 컨셉을 지닌 후보를 공천한 것이라는 풀이다. 미래통합당은 친문 성향의 86운동권(80년대 학번, 60년대생)에 대응할 ‘자객’으로 다수의 지역에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정치인들을 전략공천했으며, 김용태 의원은 현재 그 의도에 충실히 부합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을 최대한 자극해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형태의 활동이다.

현재의 여론조사는 윤건영 후보의 압승이 점쳐지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구로구 을 지역구의 선거는 보다 자극적인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김용태 의원은 지난 2월 24일 국회의사당 정론관에서 “당으로부터 서울 구로 을에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라는 명을 받았다”라며 향후의 선거운동의 방향성을 예고한 바 있다. 그의 정권심판론이 과연 얼마나 구로구 지역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