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권주자' 이낙연 VS 황교안, 서울 종로구

'유력 대권주자' 이낙연 VS 황교안, 서울 종로구 4월 15일 치러질 제21대 총선의 격전지들 글 : 최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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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대권주자' 이낙연 VS 황교안, 서울 종로구

제21대 총선이 다가왔다. 오는 4월 15일에 대한민국 총선거인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통해 2020년 5월 30일부터 4년 임기를 수행할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금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다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부터는 제21대 총선에서 주목을 받는 격전지를 소개하고, 주요 후보들의 면면과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며 앞으로의 전망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정치 1번지, 세 명의 대통령이
배출된 ‘종로구’

가장 먼저 승패가 거론되는 곳, 상징성이 높은 종로구 선거구

서울 종로구라는 선거구는 ‘정치 1번지’로 주로 이야기된다. 청와대와 광화문 광장이 위치해 있기에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곳이기에 이와 같이 칭해지는 것인데, 그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 결과를 발표할 때 가장 먼저 발표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의 행정구역 코드상 종로구는 대한민국의 모든 기초자치단체 중 선두에 서 있다. 즉, 총선 때마다 양대 정당이 승패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상징성을 지닌 곳이라는 의미다.

종로구의 거주 인구는 작년 기준으로 151,766명이며, 여기의 4분의 1가량이 65세 이상의 인구로 구성돼 있다. 외국인의 비율도 높은 편이다. 상징성이 높기 때문에 종로구에는 양대 정당이 항상 거물급의 정치인을 후보로 내놓고 있으며, 종로구 출신 의원들 중 많은 수가 실제로 대통령을 지내기도 했다. 역대 대통령도 세 명이 종로구를 거친 바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그리고 윤보선 전 대통령이 종로구 출신 의원으로 기록돼 있다.

보수 성향의 정치인이
더 많이 선출된 곳

현재 국무총리를 지내고 있는 정세균 총리가 이전 총선에서 당선된 곳

종로구의 정치적 성향을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소선거구로 회귀한 1988년 제13대 총선 이후부터 종로구는 동일하게 하나의 선거구로 유지되고 있으며, 제13대 총선부터 지금까지는 비교적 보수 성향의 의원을 많이 배출했다. 1988년에는 당시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던 군인 출신의 이종찬 전 의원이 민주당계 정당으로 당선됐으며, 그의 뒤를 이은 것은 당시 신한국당의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41%의 득표율로 33.6%를 득표한 이종찬 당시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

이명박 당시 의원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자진사퇴했으며, 그에 따라 1998년 7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지지율 3위에 머물렀던 새정치국민회의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출마해 54.4%의 지지로 당선됐다.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의 벽을 넘겠다는 포부로 부산으로 지역구를 옮겼으며, 2000년 총선에는 한나라당의 정인봉 전 의원이 48.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후 종로구에서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3선에 성공했으며, 2012년부터는 현재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국무총리를 지내고 있는 정세균 총리가 종로구 출신 의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력 대권주자 두 명의 격전지

일찌감치 종로구 출마를 확정 지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격전이 예상되는 금번 총선에서도 종로구 선거구는 뜨거운 감자였다. 양대 정당의 유력 정치인들이 종로구에 연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민생당에서는 한병영 전 인천대학교 겸임교수가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현재는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전략공천이 논의되는 중이다. 공화당은 신동욱 총재가 종로구 출마를 선언했으며, 무소속 후보 중에서는 새누리당 당 대표를 지내기도 한 이정현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난 1월 22일 이해찬 대표가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게 출마를 공식 제안해, 일찌감치 이낙연 전 총리가 종로구 후보로 확정된 바 있다. 미래통합당은 한동안 종로구 당협위원장을 공석으로 두면서 전략에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젊은 신인을 내세우거나 전략공천을 할 것이라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결국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한국당 공관위의 권고에 따라 2월 7일 황교안 대표가 출마를 선언했다. 황교안 대표 출마와 함께 이정현 의원은 출마 선언을 철회했다. 이로써 양대 정당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히는 거물급 정치인 두 명이 종로구에서 자웅을 겨루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곧 이낙연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될 것

이낙연 제21대 총선 후보는 현재의 시점에서는 차기 대권주자로 가장 유력하다. 2019년 연말을 기점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총리 후보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지목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낙연 후보가 대선가도를 달리게 될 것이 점쳐졌다. 2020년 1월 13일 자로 국무총리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이낙연 후보는 동월 15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하며 공식적으로 당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금번 총선에서의 종로구 출마는 대권 가도의 본격적인 첫 시작점이 될 전망이다.

이낙연 후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은 현 정부 지지자들의 지지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저력을 지닌 인물이라는 점일 것이다. 국무총리 역임 시절에 이미 안정감 있는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 실력이 이미 검증되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이는 달리 이야기하자면,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할 경우엔 이낙연 후보에 대한 지지율도 따라서 감소할 수 있다는 약점을 지닌 것이기도 하다.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은 곧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로 읽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긴 시간 동안의 강경한 투쟁으로 보수진영을 결집시킨 황교안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의 카운터파트너가 되는 인물 또한 전 국무총리 출신이다. 대한민국 제44대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을 역임한, 그리고 현재는 미래통합당 대표를 맡고 있는 황교안 제21대 총선 후보다. 현재 황교안 후보는 이낙연 후보의 뒤를 이어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보수 진영에서는 그 이상의 지명도, 지지도를 가지고 있는 정치인을 찾기 힘들 것이며, 지금도 현 문재인 정부의 대항마로 갈수록 보수 진영에서의 인기는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범 보수진영에서 황교안 후보만큼 지역구의 표를 집결시킬 수 있는 인물은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 체제에서 국무총리를 지냈기에, 보수진영 중에서도 친박 성향의 지지자들을 그러모을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야당 대표 역할을 맡으며 강경 이미지를 계속 구축해왔기 때문에, 보수 진영 밖으로의 외연 확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중도 성향의 지지자 표를 얼마나 모을 수 있을지가 황교안 후보의 성패를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격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미래통합당의 외연 확장, 손학규 전 대표라는 변수가 지지율에 영향을 끼칠 것

현재까지 종로구에서의 두 후보의 대결은 이낙연 후보의 승리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JTBC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월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낙연 전 총리의 지지율은 54.7%, 황교안 대표의 지지율은 37.2%로 나타나고 있다. 이후 몇 차례의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은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가 약 50%, 황교안 대표가 30%를 오르내리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아직 종로구 선거구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종로구에 출마해 이낙연 전 총리의 지지율을 잠식하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코로나19 정국의 장기화로 현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하락하게 되면, 중도표의 탈락으로 인해 고스란히 이낙연 전 총리의 득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이변들이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된다면, 현재의 지지율은 제21대 총선까지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