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강원도지사 이광재 VS 前청와대 대변인 박정하, 강원도 원주시 갑

前강원도지사 이광재 VS 前청와대 대변인 박정하, 강원도 원주시 갑 4월 15일 치러질 제21대 총선의 격전지들 글 : 최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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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치러질
제21대 총선의 격전지들

제21대 총선이 다가왔다. 오는 4월 15일에 대한민국 총선거인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통해 2020년 5월 30일부터 4년 임기를 수행할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금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다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부터는 제21대 총선에서 주목을 받는 격전지를 소개하고, 주요 후보들의 면면과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며 앞으로의 전망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자주 바뀐 선거구,
보수 색채가 짙은 곳

고령층이 많은 곳이지만 젊은 층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인 곳

강원도의 선거구는 자주 바뀐다. 원주시 갑 지역구 또한 많은 변화를 겪었던 곳이다. 1948년 초대 총선에서는 원주군 지역구였다가 1958년부터는 원주시와 원성군으로 나뉘었으며 후일 통합됐고, 1973년 제9대 총선부터는 원주시, 원성군, 홍천군, 횡선군을 통합해 2명의 국회의원을 뽑게 됐다. 1995년 1월에는 원주시와 원주군이 ‘원주시’로 통합됐으며, 갑과 을 선거구로 나뉜 것은 1996년 15대 총선부터였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다시 원주시 하나의 선거구로 통합됐지만 2012년 19대 총선부터 다시 갑, 을 선거구로 나뉘었다. 원주시 갑 선거구가 원도심에 속하는 지역구이기에 고령층이 보다 많은 편이지만, 점차 젊은 층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작년 기준 원주시 갑 선거구의 인구는 약 17만 5천 명으로,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지정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젊은 층의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곳이다.

역대 당선 의원은 보수 진영의
비중이 높은

현역 의원인 김기선 의원은 출마를 준비했으나, 지난 3월 6일 블로그를 통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역대 총선의 결과를 보자면 원주시 갑 선거구는 보수 색채가 뚜렷한 곳으로 분류할 수 있다. 16대 총선에서 이창복 전 의원이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35.09%의 득표율로 당선된 이래, 대부분의 당선자들은 보수진영에서 나오고 있다. 17대 총선에서는 원주시 통합 선거구에서 전 KBS 아나운서 출신인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으며, 18대 총선에서의 재선에도 성공했다. 2010년 이계진 전 의원이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면서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는 박우진 민주당 후보가 이례적으로 보수 진영의 후보가 아님에도 43.1%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원주시 갑 선거구로 나뉜 19대 총선에서는 김기선 새누리당 후보가 과반이 넘는 51.4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도 김기선 의원이 당선되면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때의 구도는 19대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띤다. 김기선 새누리당 후보의 득표율은 44.04%였으며, 2위인 더불어민주당의 권성중 후보와의 표 격차는 134표에 지나지 않았다. 국민의당이라는 변수가 없었다면 지난 20대 총선의 결과는 쉬이 보수 진영의 승리였으리라 낙관하기 힘든 구도였던 것이다.

9년 만의 복귀, 미래통합당은
전략공천

거물급 정치인에 대한 강원도의 갈증을 해결해 줄 인물로 주목받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상황에 따라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었기에, 원주시 갑 지역구는 21대 총선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던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는 비례대표인 심기준 의원이었다. 하지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심기준 의원은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으며, 21대 총선에도 불출마를 선언하게 된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부상한 인물이 민주당계 정당의 강원도 출신 정치인으로 가장 이름값이 높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였다.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권성중 변호사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출마에 반대하며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2010년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던 박우순 변호사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의 경선이 진행됐다. 그리고 그 결과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원주시 갑 후보로 공천이 확정됐다. 미래통합당의 원주시 갑 당선자인 김기선 의원은 지난 3월 6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이후 비례정당인 비래한국당에 입당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채운 전략공천은 2016년 총선에서 경선탈락한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이었다.

미래통합당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

바른미래당에 적을 뒀던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이 입당해 출마를 확정지었다

강원도 출신의 정치인인 박정하 후보는 2003년 1월 안상수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청와대에서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춘추관장, 대변인 등으로 활동했으며, 2014년 8월부터는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대표적인 친이계 정치인으로 꼽히며, 원희룡 지사, 안상수 의원이라는 보수 진영의 거물급 정치인들과 깊은 연을 맺고 있는 인물인 것이다.

국회의원에 처음으로 도전한 것은 지난 20대 총선이었다. 새누리당의 강원도 원주시 갑 선거구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경선에서 김기선 의원에게 밀려 탈락했다. 그 후 탈당해 2017년 8월부터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바른정당 출신의 정치인들이 탈당해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하는 과정에서도 그는 당 잔류를 선택했으며, 바른미래당에도 2018년 4월까지 적을 뒀다. 21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미래통합당에 입당했으며,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를 확정지었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

이광재 의원실은 현재 강원도 지역 더불어민주당 후보 전체의 정책을 리드하는 입장에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원주시 갑 지역구의 후보인 이광재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보좌진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인물이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임명되기도 했으며,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태백시, 영월군, 평창군, 정선군 선거구에 출마해, 현역 의원인 김용학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46.7%의 득표율로 당선된 바 있다. 18대 총선에서도 동일한 지역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며, 53.6%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는 강원도지사직에 출마했으며, 이계진 한나라당 후보와 겨뤄 승리했다. 하지만 박연차 게이트로 인해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취임 7개월 만에 강원도지사직을 상실하게 된다. 그가 금번 총선에 출마할 수 있었던 것은 작년 12월 30일 특별사면 대상자로 선정되었던 덕이었다.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올라 강원 권역을 맡았으며, 지난 3월 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사무실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시 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큰 격차의 여론조사 결과,
뒤집힐 수 있을까

컨벤션스퀘어 건립, SRF쓰레기 발전소 폐쇄, 질병관리센터 건립 등을 지역공약으로 내세운 박정하 후보

KBS와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의 지지율은 이광재 후보가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보수 성향의 김기선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긴 했지만, 당시에는 권성중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격차가 0.18% p에 지나지 않았으며 국민의당 김수정 후보와 최석 정의당 후보가 각각 8.91%, 3.17%의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진보 진영의 표심이 이광재 후보에게 집중된 결과로 읽을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박정하 후보는 왜곡된 결과라고 즉시 반발했다. 박정하 후보는 KBS와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가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권성중 무소속 예비후보를 선택지에 제외해 고의로 여론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선택지에는 이광재 후보와 박정하 후보 두 명만이 선택지로 제시됐다. 과연 박정하 후보의 주장대로 여권의 표심이 갈릴지, 그래서 17.4% p가 뒤지게 나타난 여론조사의 결과는 과연 뒤집힐 수 있을지가 향후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