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민심은? 주호영 VS 김부겸, 대구 수성구 갑

코로나19 민심은? 주호영 VS 김부겸, 대구 수성구 갑 4월 15일 치러질 제21대 총선의 격전지들 글 : 최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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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치러질
제21대 총선의 격전지들

제21대 총선이 다가왔다. 오는 4월 15일에 대한민국 총선거인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통해 2020년 5월 30일부터 4년 임기를 수행할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금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다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부터는 제21대 총선에서 주목을 받는 격전지를 소개하고, 주요 후보들의 면면과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며 앞으로의 전망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TK 지역에서 발견된
지역주의 타파의 가능성

고층 아파트가 많으며 부유층과 전문직 종사자가 거주하고 있는 대구의 부촌

TK라는 지역은 보수 진영에 있어 텃밭과도 같은 곳이다. 보수 진영의 후보가 높은 확률로 당선이 되며, 보수당 내의 경선이 실제 총선보다도 더 높은 주목을 받기도 한다. 대구시에서 출마한 보수 후보가 반드시 당선된다는 공식이 깨진 곳이 바로 이곳, 대구시 수성구 갑 지역구다. 이곳은 대구광역시에서 가장 부동산의 가격이 높은 곳이자, 부유층과 전문직 종사자가 많이 거주하며 명문에 속하는 중, 고등학교가 밀집한 지역이다.

다만 몇 년 사이 대구광역시 내에서 이곳은 비교적 보수 색채가 옅은 곳으로 변했다. 18대 총선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계 정당은 이곳에 후보를 내는 것조차 꺼릴 정도였다. 하지만 여기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김부겸 의원이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친 끝에,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이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당선 의원을 내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곳은 올해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흉흉한 대구의 민심이, 과연 이번에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을 모으며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보수 색채가 짙은,
그리고 이례적인 20대 총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된 김부겸 의원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열린우리당의 바람이 불었던 17대 총선을 대구시 수성구 갑은 비껴갔다. 김태일 열린우리당 후보가 22.39%, 조순형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12.21%의 득표율을 기록해 낙선했으며, 한나라당 이한구 전 의원이 60.33%의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됐다. 이후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은 이곳에 후보조차 내지 못했으며, 이한구 전 의원이 78.4%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다시금 당선되게 된다.

19대 총선에서도 이한구 전 의원은 승리했다. 하지만 이때는 그전과는 모양새가 달랐다. 여전히 과반이 넘는 투표가 새누리당 이한구 전 의원에게 몰렸지만(52.77%) 민주통합당의 김부겸 의원이 출마해, 이전과는 달리 40.42%의 비교적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20대 총선에서는 김부겸 의원이 당시 대권주자로 꼽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62.3%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당선되게 된다.

두 명의 수성구 현역 의원의 대결

수성구 을 지역의 거물 정치인인 주호영 현역 의원이 지역구를 옮겨 출마한다

TK 지역에서, 그것도 부촌으로 꼽히는 수성구 갑 지역구에서 당선되면서 김부겸 의원은 순식간에 탈지역주의의 상징이 되었으며, 이름값도 높아졌다. 당연히 21대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김부겸 의원의 아성에 도전하는 이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부겸 의원이 단수공천됐다. 김부겸 의원은 5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 전국적인 이름값이 높아진 상황이며 TK 지역이 진보 진영의 후보들에게는 험지로 꼽히기 때문에, 이후로도 수성구 갑 지역에 출마하는 거물 정치인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통합당에서는 다양한 인물이 김부겸 의원의 대항마로 거론됐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최초로 거론됐으며,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정순천 전 당협위원장,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이 이후로 꼽혔다. 그리고 미래통합당 지도부는 인접한 지역구인 대구시 수성구 을 지역구의 현역 의원인 4선의 주호영 의원을 후보로 전략공천하기로 발표했다. 한편, 미래통합당 후보로 거론됐으며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지난 3월 17일 탈당을 선언하고 수성구 갑 지역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이 된 그의 금번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김부겸 의원이 총선에 처음 출마한 것은 1988년 13대 총선이었다. 한겨레민주당으로 출마해 3.25%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15대 총선에도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18.02%의 득표율로 3위에 머무른 바 있다.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은 16대 총선으로, 통합민주당과 합쳐진 한나라당의 후보로 경기도 군포시에서 출마해 45.54%의 득표율로 처음으로 당선된 것이다. 이후 17대, 18대 총선에서 경기 군포 지역구에서 계속 출마해 3선 의원이 됐다.

대구시 수성구 갑 지역구에는 2012년 민주통합당 후보로 처음 출마해, 당시로는 놀라운 40.4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대구광역시장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로 출마했으나 이전 총선에서와 비슷한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낙선했다. 하지만 2016년의 20대 총선에서는 대구에서 당선되면서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후 그는 문재인 정부의 첫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취임했으며, 작년 4월 5일까지 재직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의원

문재인 정권을 폭정으로 규정하고 반문 정서를 적극적으로 자극하고 있는 주호영 의원

주호영 의원은 판사 출신의 정치인으로, 국회에 입성한 것은 지난 17대 총선 때였다.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후보로 대구시 수성구 을 선거구에 출마했으며, 66.49%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무난하게 당선됐다. 이후 그는 2007년까지 한나라당 원내부대표를 역임했으며, 18대 총선에도 출마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시민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새누리당 대구시당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이후에는 당의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20대 총선에서는 당시 비박계였던 주호영 의원이 계파 갈등으로 공천에서 배제되게 된다. 이에 반발해 그는 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며, 여기에서 이인선 새누리당 후보를 꺾는 쾌거를 거두게 된다. 이후 다시 새누리당에 복당했으나, 당 대표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에 김무성 의원 등과 함께 다시 탈당했으며 재작년 11월 14일에 또다시 복당했다. 금번 선거에는 자신의 본래 선거구가 아닌 수성구 갑에 전략공천됐으며, 기존의 수성구 을 선거구에는 미래통합당 이인선 후보와 무소속 홍준표 후보가 출마를 선언했다.

김부겸 의원의 열세,
그리고 3파전의 형국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의 출마도 수성구 갑 지역구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대 정당의 두 후보는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사이로 전해진다. 1984년 김부겸 의원이 경북대학교 앞에서 복사가게를 운영할 때, 주호영 의원의 부인이 석사학위 논문을 여기에서 복사하면서 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사석에서 편하게 지내는 둘이 공교롭게도 미래통합당의 전략공천으로 인해 21대 총선에서 맞붙게 된 것이다. 총선의 구도가 드러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부겸 의원의 여유로운 승리가 될 것으로 점쳐졌으나, 현재 그에 대한 지역구의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읽힌다.

원인은 두 가지로 꼽힌다. 하나는 당선된 이후에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지역의 현안에 힘을 쏟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최근의 코로나19 정국으로 인해 악화된 대구 지역의 민심이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의 결과는 김부겸 의원이 주호영 의원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일보와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호영 의원의 지지율은 37.3%, 김부겸 의원은 32.1%였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조사에서는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진다. 주호영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점친 응답은 44.6%, 김부겸 의원을 꼽은 답변은 30.9%였다. 다만 여기에는 변수가 하나 존재한다. 뒤늦게 탈당 후 출마를 선언한 이진훈 후보가 여기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인지가 관건이다. 전국구급 의원으로 꼽히는 두 명에 전 구청장이 가세한 3파전의 수성구 갑의 총선은 과연 어떤 결과를 맺게 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