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맞대결' 이수진 VS 나경원, 서울시 동작구 을

'판사 맞대결' 이수진 VS 나경원, 서울시 동작구 을 4월 15일 치러질 제21대 총선의 격전지들 글 : 최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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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치러질

제 21대 총선의 격전지들

제21대 총선이 다가왔다. 오는 4월 15일에 대한민국 총선거인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통해 2020년 5월 30일부터 4년 임기를 수행할 대한민국 제21대 국회의원이 선출될 예정이다. 금번 총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다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부터는 제21대 총선에서 주목을 받는 격전지를 소개하고, 주요 후보들의 면면과 지지율 추이를 살펴보며 앞으로의 전망을 예측해 보고자 한다.

‘재개발’, ‘교육’, ‘상도동계’라는
키워드

‘교육’과 ‘학교’에 대한 키워드의 관심사가 높게 나타나는 동작구 을 선거구

동작구 을은 정치권에서 큰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던 곳이기에 상도동계 정치인들의 거점이 된 곳임과 함께, 흑석동과 사당동 일대가 뉴타운 문제로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온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재개발’이라는 민감한 이슈는 항상 총선의 주된 화두로 떠오른다. 강남에 인접한 곳이기에, 재개발이라는 키워드는 지역의 현안이 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상도동’이라는 민주당계 정당에게는 중요한 정치적인 상징성은 그렇기에, 주로 지역 현안에 밀려나기 일쑤다.

보수적인 성향의 유권자들이 민감한 재개발 키워드만 이 지역에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앙대학교, 숭실대학교, 총신대학교 등 많은 대학교들이 위치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기에, 젊은 층의 유권자도 상당수 동작구 을에는 포진해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타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된 대신고의 유치 여부도 지역민들의 주된 관심사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진보, 보수 성향의 키워드가 혼재해 있는 선거구이기 때문에, 이곳의 선거 결과는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도보다는 주로 후보 개개인의 지명도와 인기에 좌우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18대 총선부터 계속 보수 의원이
당선된 곳

정몽준 의원이 나경원 의원에게 자리를 인도하는 모양새가 된 재보궐 선거

동작구 을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면면은 굉장히 화려하다. 17대 총선에서는 전 현대자동차 사장 출신의 이계안 당시 후보가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18대 총선에서는 통합민주당 후보로 대선에도 출마했던 정동영 당시 후보가 출마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의 정몽준 당시 후보가 출마해 과반이 넘는 수를 득표하면서 당선된 바 있다. 19대 총선에서는 18대에서 불출마한 이계안 후보가 다시 출마하면서 정몽준 후보와 ‘현대자동차 사장 대 현대가 황태자’라는 구도가 만들어졌으며, 결과는 정몽준 후보의 당선으로 맺어졌다.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 자리를 물려받은 것은 나경원 의원이었다. 2014년 재보선에서는 나경원 당시 후보와 고 노회찬 의원의 1:1 구도로 선거가 진행됐으며, 결과는 1.21% p의 차이로 나경원 후보의 당선으로 귀결됐다. 직전 선거인 20대 총선에서는 진보 진영의 표가 허동준 더불어민주당 후보(31.45%)와 장진영 국민의당 후보(24.54%)로 나뉘면서, 43.4%를 득표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다시 당선된 바 있다.

두 명의 전 여성 판사가 대결한다

13번째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사인 이수진 전 부장판사가 후보로 발탁되다

21대 총선에서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다시 동작구 을의 후보로 출마해 5선에 도전하게 된다. 국민의당 후보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한 장진영 변호사는 미래통합당에 입당해 동작구 갑 지역구의 후보로 출마했다. 미래통합당 내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자리에 도전하는 인물은 없었으며, 무난하게 금번 총선에도 동작구 을의 후보로 나서게 됐다. 나경원 의원은 2014년 재보궐선거, 20대 총선에 이어 3선을, 그리고 국회의원 5선 도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동작구 을을 전략공천지로 정하고 나경원 의원에게 도전할 후보를 물색해 왔다. 동작구 을에서 출마를 준비하던 강희용 지역위원장 대신 출마시킬 후보를 고민해 온 것이다. 처음에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후보로, 그리고 그다음에는 7번째 영입인재였던 이용우 전 카카오뱅크 대표도 거론됐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물망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 3월 4일, 마침내 동작구 을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발표됐다. 주인공인 13번째 영입인사인 이수진 전 부장판사였다.

미래통합당 나경원 의원

자유한국당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 출신인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

나경원 의원은 보수 진영의 어떤 정치인보다도 풍부한 경력을 보유한, 그리고 지명도가 높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판사로 활동하다가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한 그녀는 현재 4선 의원으로 원내에서 활동 중이다. 지난 2018년에는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여성 최초로 원내대표를 맡아 대정부 공세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5선에 도전하는 그녀의 경력은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또 강력한 독이기도 하다. 그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부상할 때 가장 득을 볼 수 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보수 야당의 전면에 서서 정부에 대해 비판해 온 나경원 후보는 현 정부의 대척점에 선 원내 정치인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거론될 인물일 것이다. 반면 그에 따른 반작용도 피하기 힘든 위치다. 나경원이라는 정치인 개인, 그리고 그녀가 정치인으로서 활동하면서 비판을 받은 ‘말’들에 대한 호불호도 금번 총선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

진정성을 내세우고 있는 정치 신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의 전략공천은 어디까지나 스펙은 거물 정치인인 나경원 의원에 맞춰진 것으로 읽힌다. 이수진 후보는 나경원 의원처럼 여성이면서 또한 전 판사 출신이다. 그러면서도 모든 면에서 그녀는 나경원 의원의 정확한 대척점에 서 있다. 제40회 사법시험을 거쳐 판사가 된 그녀는 진보 성향의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나경원 의원이 유복한 집안 출신이었던 것과 달리, 이수진 후보는 어린 시절 부친을 여의고 모친의 병 수발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유년기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두 후보는 정반대의 지점에 위치해 있지만, 현재 내놓고 있는 공약이 가리키고 있는 지점은 비슷하다. 두 후보 모두 지역의 주된 관심사인 ‘교육’을 가장 먼저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수진 후보는 지난 3월 16일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자식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동작을 돌보겠다”라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고등학교 유치, 사통팔달(교통), 청년 지원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나경원 의원 또한 고등학교 유치와 보육환경 조성을 주된 키워드로 공약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보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갈릴 결과

줄곧 보수 성향의 정치인이 당선된 것과는 달리, 동작구 을의 금번 총선에서의 표심은 읽기 힘든 상황이다. 2014년의 재보선 선거 당시 나경원 의원과 고 노회찬 의원의 득표율은 근소했다. 지난 총선 때도 국민의당이라는 변수가 없었다면 선거의 결과는 어땠을지 미지수다. 이전 선거 또한 대권 가도에 있던 정몽준이라는 이름값이 주요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기에 동작구 을 선거구는 보수 성향의 후보가 반드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지역이라고는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는 기관에 따라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당 지지율은 근소하게 더불어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며, 후보 개인에 대한 지지율은 상황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어느 한 쪽이 승리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에서, 결과는 후보 개인의 역량에 따라 갈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신인인 이수진 후보의 ‘신선함’과 5선에 도전하는 나경원 후보의 ‘관록’ 중 승부는 과연 어느 쪽으로 기울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