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면 정말 코골이가 심해질까?

살찌면 정말 코골이가 심해질까? 코골이에 대한 이모저모 글 : 이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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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코골이는 막상 코를 고는 본인에게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코골이가 심할 경우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심한 두통과 건망증 증상까지 보일 수 있다. 성인 10명 중 3~5명꼴로 나타날 정도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라 무심코 넘겼던 코골이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살펴봤다.

코골이와 무호흡증은

별개의 문제다?

코골이와 무호흡증은 깊은 관련이 있다. 코골이를 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숨은 잘 쉬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코골이는 넓은 의미에서 수면무호흡증의 한 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둘의 차이는 호흡 정지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코골이는 기도가 부분적으로 막히면서 호흡 시 공기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정도지만, 수면무호흡증은 좁아진 정도가 심해 기도가 완전히 막히고 10초 이상 호흡이 끊어지는 것을 말한다.

코골이를 하는 사람의 약 35% 정도는 수면무호흡이 동반된다고 알려졌다. 수면무호흡증이 지속되면 고혈압, 심부전, 부정맥, 심근경색 및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고, 성생활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살찌면 코골이가 심해진다?

살이 찌면 코골이가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코골이는 비강에서 시작되어 인후까지 이어지는 상기도가 좁아져 발생하는 현상이다.

코골이를 악화시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살찌는 것도 포함된다. 살이 찌면 밖으로만 찌는 것처럼 보이지만, 몸 안으로도 찐다.

목 부위에 지방이 축적되거나 혀와 편도 등 조직이 비대해지면 목 안의 공간이 줄어들고 상기도가 좁아지게 되는데, 이때 코골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실제로 코골이를 치료할 때 ‘체중 감소’를 처방하기도 한다.

술, 담배가 코골이를 악화시킨다?

술, 담배가 코골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단순 코골이 증상만 있는 사람들은 습관만 조금 바꿔도 개선되는 경우가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 고쳐야 할 습관은 음주와 흡연이다.

담배의 니코틴은 기도의 근육을 약화시켜 공기 통로를 좁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하루 2갑 이상 흡연하는 경우 수면무호흡증의 위험도가 7배까지 증가한다고 언급했다.

음주도 점막을 붓게 해 기도가 좁아지게 하고, 또 뇌에서 호흡 중추를 억제해 상기도 근육이 이완되면서 통로가 좁아져 코골이를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하루 평균 한 잔의 술을 마시면 수면무호흡증의 위험도는 약 25%가량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코골이는 치료가 안 된다?

사람들은 보통 코골이를 ‘코’의 문제라고 생각하여 콧구멍에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코 세척 등의 자가 요법을 통해 문제를 개선하려고 하다가, 여전히 코골이를 한다는 걸 깨달으면 영원히 고칠 수 없는 문제라고 여기고 체념한다.

앞서 말했듯 코골이는 상기도가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원인을 알고 체계적인 치료를 받으면 코골이도 개선될 수 있다.

코골이가 심할 경우 수면무호흡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조기에 전문병원이나 수면클리닉을 찾는 것이 가장 좋다.

어린이의 코골이는

성인들과 같은 이유다?

아이들의 코골이는 대부분 편도와 아데노이드의 비대로, 80~90%가 이에 해당한다. 편도는 목젖 양쪽에 보이는 볼록한 부위고, 아데노이드는 목젖 뒤쪽에 있는 부위다.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비정상적으로 크면 잠자는 동안 숨길을 막아 코골이가 생기며, 또 잠자다 반복해서 수 초에서 수십 초간 숨을 못 쉬는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어린이의 수면무호흡증은 주의력 저하, 학습 장애, 성장 저하,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또 코골이 하는 아이들의 경우 구강 호흡을 많이 하여 안면 발달 장애로 인한 부정교합이 생기고, 아데노이드 얼굴로 변하는 경우도 많다. 아이에게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증상이 보인다면 조기에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하는 것이 좋다.

코골이 증상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주변을 살펴보면 코골이가 가장 심한 사람은 보통 남편이나 아버지에 해당하는 중년 남성일 확률이 높다. 정말 남성이 여성보다 코골이를 할 확률이 높을까? 실제 한 학계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40%, 여성의 26%가 습관적인 코골이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생 코골이를 하지 않던 여성도 호르몬 분비 변화가 있는 갱년기가 지나면 코골이를 할 수 있다. 여성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근육 탄력이 저하되고, 이것이 상기도 근육에도 영향을 끼쳐 기도를 좁게 만들기 때문이다.

코골이가 발기 부전과 관련이 있다?

코골이와 성기능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인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보다 발기 부전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뉴욕 시나이메디컬센터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발기 부전을 겪고 있는 환자는 수면무호흡증이나 심한 코골이를 겪는 경우가 정상인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신체 내부의 산소 부족을 발생시키게 되면서 음경해면체 조직의 이완을 방해하기 때문에 발기 부전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코골이가 심할 때

수면제를 먹으면 나아진다?

코골이를 하거나 수면 중 발생하는 무호흡을 겪게 되면 자다가 깨기도 하고, 자고 일어나도 피로감을 호소한다. 이에 수면제를 복용하곤 하는데, 오히려 호흡 부작용으로 심혈관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일 경우 숨이 막혀 뇌가 깨는데, 수면제를 먹으면 뇌가 깨지 못하면서 수면 중 무호흡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코골이 방지 기구를 쓰면

효과적이다?

코골이를 멈추기 위해 시중에 비강확장기, 코골이 밴드·테이프, 구강 내 장치 등 다양한 코골이·수면무호흡증 방지 기구들이 출시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중에 판매되는 기구로는 유의미한 개선이 어렵다고 조언했다.

기도에서 발생한 문제로 입을 벌리고 자는 것인데, 기구를 이용해 입이나 코를 억지로 닫으려고 한다고 해서 증상이 개선되기는 어렵다. 기구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 생활습관을 개선하거나 병원의 진료를 받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된다.

강아지의 코골이는

그냥 둬도 괜찮다?

강아지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강아지도 사람처럼 코를 곤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코 고는 강아지가 귀엽다고만 여겼는데, 어린 강아지가 심하게 코를 골거나 갑자기 코골이를 한다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강아지 코골이의 대부분은 비만이 원인으로 식단 조절과 운동 등을 통해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또는 시추나 페키니즈, 퍼그, 불도그, 샤페이처럼 코가 납작한 견종은 선천적으로 코의 길이가 다른 견종보다 짧고 콧구멍이 좁아 코골이를 할 확률이 높다. 만약 평소에 코골이를 하지 않던 강아지가 갑자기 코를 곤다면 꽃가루나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나 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