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선 허용, 외국에선 처벌? 동물보호법 위반 행동

우리나라에선 허용, 외국에선 처벌? 동물보호법 위반 행동 ‘동물에게도 권리 있다?’ 세계 별별 동물보호법 글 : 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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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의 권위는 그 국가가 동물을 다루는 방법으로 판단할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 명이라는 지금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동물의 생명이나 권리에 대한 인식수준이 미흡한 편이다. 반려동물 정책을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 무작정 혐오를 드러내는 사람도 다수 있고, 반려동물을 키우면서도 이미 정해진 규칙을 전혀 지키지 않는 반려인들도 많다. 또한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거나 학대한 경우에는 타인의 물건을 훼손했을 때보다도 못한 처벌로 응대하곤 한다. 반면 해외에서는 동물 관련법이 좀 더 보편적이며, 강력하게 정해져 있다. 다른 국가에서는 어떤 법안으로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원형어항에 금붕어 못 키운다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시에서는 금붕어를 원형 모양의 어항에 넣어 키우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법은 지난 2005년 만들어졌다. 원형 어항은 산소가 충분하지 않아서 이런 환경에 방치된 금붕어들이 시력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생겨난 법이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에서는 물고기나 동물을 상품으로 제공하거나 미용을 위해 애완견이나 애완묘의 발톱을 자르거나 목걸이를 착용해도 처벌받을 수 있다.

기니피그는 외동으로
키우면 안 된다

스위스는 1992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법적으로 동물을 사물(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인정했다. 이에 민법 등에 ‘동물이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새로 넣었다. 또한, 무리를 지어서 살아야 하는 동물들을 단독으로 키우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기니피그나 토끼, 앵무새 등 무리 생활을 하는 사회적인 동물을 키우고 싶다면 반드시 최소 1쌍을 함께 길러야 하며, 한 마리만 키우면 처벌을 받게 된다.

반려동물 산책을
하루에 3번은 해야 한다

노르웨이에서는 ‘반려견 3회 산책법’이라는 제도가 있다. 한 매체에 따르면, 반려견의 주인은 반드시 하루 세 번 이상 산책을 시켜줘야 한다. 이를 어길 시에는 동물학대로 간주해 우리 돈으로 약 45만 원에서 최대 23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웃집에서 강아지를 산책시키지 않으면 동물학대 신고 웹사이트를 통해 신고도 가능하다. 주변에서 위반 사실을 알고도 신고하지 않으면 역시 처벌 대상에 오른다. 동물 전담반 경찰이 따로 있을 정도다.

반려동물에 유산 상속할 수 있다

자식 같은 반려동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반려동물에게 재산을 상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1969년 처음 반려동물 신탁을 주법으로 제정했으며, 2016년 미네소타주를 마지막으로 50개주 모두 반려동물 신탁을 법제화했다. 실제 2007년 사망한 미국 부동산 재벌 리오나 헴슬리는 사망 직전 “반려견에게 1200만 달러(약 135억 원)를 상속하겠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유산을 통해 홀로 남겨진 반려견은 2010년까지 풍족한 생활을 누리다 세상을 떠났다.

바닷가재는 끓는 물로
요리하면 안 된다

스위스는 2018년 살아있는 바닷가재(랍스터)를 끓는 물에 삶는 일을 법적으로 금지시켰다. 해외 통신 ‘가디언’에 따르면, 식당에서는 바닷가재를 요리하기 위해서는 전기 충격이나 기계 장치를 이용해 뇌를 손상시켜야 한다. 바닷가재가 살아있는 채로 삶게 되면 상당한 고통을 느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맥락으로 살아있는 바닷가재를 얼음물에 담아 보관하는 것도 금지다.

동물에게도 권리가 있다

뉴질랜드는 동물보호법이 정확이 마련된 국가로 꼽힌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 2013년 동물을 ‘지각력 있는 존재로서 존중할 것’이라고 법에 명시하며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임신한 돼지우리에 농민들이 접근하여 스트레스를 주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동물을 이용하는 싸움을 구경하고 참관하는 행위를 한 사람도 처벌한다. 뿐만 아니라 동물학대와 반려동물을 버린 이에게는 최고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한다. 동물을 ‘지각력 있는 존재로서 존중할 것’이라고 법에 명시했다.

최대 6시간마다
반려동물 산책시켜야 한다

스웨덴 동물보호법에는 반려동물이 얼마나 묶여 있어야 하는지, 실내에 있다면 햇빛이 반드시 들어와야 한다든지, 반려동물이 있는 적정 온도라든지 등 사소한 것들도 법률로 제정해 놨다. 우선, 스웨덴에서는 최대 6시간마다 반려동물을 산책시켜야 한다. 실내에서는 반려동물을 묶어 두거나 가둬 두면 안 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2시간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에게 일정한 크기의 독립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이들을 어길 경우 과실로 벌금이나 최대 2년형을 받을 수 있다.

매년 강아지세를 납부해야 한다

네덜란드는 동물학대를 특히 강력하게 처벌하는 나라 중 하나다. 반려견을 키울 경우 매년 강아지세를 내야 납부해야 하며, 동물학대 범죄를 담당하는 동물 경찰이 따로 있을 정도다. 또 동물을 가게 진열창에 두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며, 16세 이하 청소년에게는 반려동물을 분양할 수 없다. 특히, 네덜란드는 2002년부터 동물당(동물을 위한 당)이 생겼다. 동물보호운동가 마리아네 티메가 창당한 것으로, 이들은 동물에게도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신을 한 개는 필수로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미국 코네티컷에서는 개가 누군가를 물게 되면 그 견주는 벌금행에 처해질 수 있고 나아가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는 등 비교적 세세한 동물관련 법을 제정해 두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문신을 한 개는 필수로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문신으로 인해 주인들이 자신의 개를 찾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 동물애호단체인 PETA에서도 동물에게 새긴 문신은 추후 잃어버렸을 때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개에게 험한 표정을 지으면
처벌받을 수 있다

미국 오클라호마의 일부 지역에서는 반려견에게 추하고 험한 표정을 지으면 벌금형 또는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조금 짓궂은 사람들이 추한 얼굴을 짓는 장난을 치기도 하는데 이러한 행위 또한 반려견에 대한 괴롭힘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처벌받을 수도 있다. 또한, 오클라호마에서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주립공원, 공연장 등에서는 개를 가죽 끈으로 묶어야 한다. 사유지에 3마리 이상의 개가 모이려면 서명한 허가서가 있어야 하는 특이한 법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