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청? 오보청? 기상청이 날씨 틀리는 이유

구라청? 오보청? 기상청이 날씨 틀리는 이유 기상은 어떻게 관측할까? 글 : 이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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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확인하는 정보가 있다. 바로 날씨. 오늘은 뭘 입어야 할지, 우산을 챙기는 게 좋을지, 미세먼지가 많으니 마스크를 써야 할지 등 기상 정보야말로 하루의 시작을 결정할 때 중요한 정보가 된다. 기상예보는 단지 개인의 하루를 결정하는 것을 넘어서서 농경사회 때부터 고도화된 현대산업사회인 현재까지 기상이 갖는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기상청에서는 기상을 어떻게 관측하고 또 이것을 일기예보로 제작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알아봤다.

기상청은 일기예보를 어떻게 만들까?

매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날씨 예보를 접하는 우리. 이러한 일기 예보를 생산하는 기상청은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하는 걸까? 예보 생산 과정은 우리나라뿐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슷한 형태로 진행된다고 알려졌다. 크게 4가지 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우선 기상 실황을 파악해 관측한 후 이 데이터를 수집하여 슈퍼컴퓨터로 보내면 수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치예보모델을 통해 결과물을 내놓는다. 마지막으로 기상실황과 수치모델의 결과물을 보고 예보관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최종적으로 분석한다.

사진: YouTube <기상청>

그럼 관측 데이터를 어디서, 어떻게 관측하는 걸까? 기상청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관측 자료는 지상 관측, 고층 관측, 선박 등을 이용한 해양 관측, 레이더 관측, 기상위성 관측, 항공 관측, 낙뢰 관측, 지진 관측 등 다양한 종류의 관측법을 통해 얻어낸다. 그중 대표적인 2가지 관측법은 지상 관측과 고층 관측이다. 지상 관측은 지상에서 기상요소와 기상현상 등을 관측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육상관측소는 평균 13km의 간격으로, 산이 많고 지형에 따른 기상 이변이 많아 더 정밀한 기상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일본이나 미국보다 더 촘촘한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고층지상관측법은 지표에서 약 80km 고도까지의 기상관측으로, 대표적인 관측기구로는 레윈존데(Rawinsonde)와 라디오 미터 등이 있다. 날씨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관측할 수 있다는 레윈존데는 풍선에 매달아 약 35km까지의 대기 상태를 측정한다.

지진재난문자는 어떻게 오는 걸까?

최근 작은 지진에도 긴급재난문자가 오곤 하는데, 과거보다 자주 문자를 받는다고 느끼는 건 그저 기분 탓이 아니다. 기존에는 지진이 발생하면 기상청이 지진관측 분석을 거쳐 행정안전부에서 이동 통신사를 통해 모든 재난문자를 송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더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웠던 규모 5.8의 2016년 경주지진과 2017년 규모 5.4의 포항지진 등을 겪은 이후, 기상청은 재난문자 송출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 지진과 지진해일에 대한 재난문자를 직접 송출하고 있다. 재난문자 송출단계가 줄어든 만큼 지진 발생 시 사람들은 지진재난문자를 통해 지진 발생사실을 신속하게 인지하여 지진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지진재난문자에서는 지진발생시각, 발생위치, 규모, 간단한 대응요령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지진재난문자는 지역규모 3.0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경우, 규모에 따라 송출영역(광역시, 도 단위)을 달리하여 발송하고 있다. 지역 규모 3.0~3.5미만(해역 3.5~4.0 미만) 지진 발생 시, 지진발생위치 중심으로 반경 50km에 해당되는 광역시, 도에 송출되며, 지역 규모 3.5~4.0미만(해역 4.0~4.5 미만) 지진 발생 시, 지진발생위치 중심으로 반경 80km에 해당되는 광역시, 도에 송출되고, 지역 규모 4.0이상(해역 4.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재난문자는 전국으로 송출된다. 규모 6.0이상 지진발생 시에는 위급재난으로 분류하여 수신동의 여부 상관없이 재난문자를 강제 발송한다. 문자 발송의 진도 기준을 낮추면 지진 발생지역 인근 주민들은 좀 더 빠르고 자세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왜 일기예보는 틀리는 걸까?

기상청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꽤 높은 편이다. 실제로 2017년 기상청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8명은 기상청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우스갯소리로 '구라청', '오보청' 등의 별명도 지니고 있다. 기상 예보를 위해 슈퍼컴퓨터까지 사용한다는데 왜 날씨 예보는 종종 틀리는 걸까? 기상청은 관측 자료의 성능과 수치예보모델의 정확도, 예보관의 역량이 예보 정확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앞서 말했듯 날씨 예측은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기상현상은 발생한 지역에만 영향을 주지 않고, 서로 다른 지역에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날씨를 예측할 때는 지구의 전체적인 관측 자료를 살펴봐야 한다. 아무리 촘촘하게 관측을 하더라도 실제 기상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울러 한반도의 국토는 70%가 산지고, 주변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지형적 특성 자체가 기상 예보하기가 까다로운 편이다.

슈퍼컴퓨터도 중요하지만, 실은 슈퍼컴퓨터에 깔린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방대한 기상 데이터를 처리하여 기상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인 '수치예보모델'의 성능은 국가별로 다 다르다. 전 지구 기상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한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캐나다,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도 영국기상청의 수치예보모델을 사용하다가 최근 한국형수치예보모델사업단이 5년 여 연구 끝에 '육면체구 전지구현업수치예보모델'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부터 기상청 기상예보에 공식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하니 한국 지형적 조건에 맞는 더 정확한 기상 예보를 기대해 볼만 하다. 마지막으로 모든 관측 자료와 수치예보모델 결과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예보관의 역량도 중요하다.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예보관 교육도 강화해야 되고 전문예보관도 육성 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의 예보관들은 12시간 반복 교대근무와 잦은 순환보직 시스템 탓에 전문성을 갖추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예보관의 역량 강화 못지않게 예보관의 근무 여건과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공지능으로 기상 예보 가능한 시대 열릴까?

기상예측을 하는데 슈퍼컴퓨터가 주로 활용되는 이유는 분석에 필요한 데이터 양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퍼컴퓨터를 활용해도 기상청 예측은 빗나가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기후 현상을 구글이 약 5분만에 분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AI 기반 인공지능(AI)를 활용한 기상예측 모델인 '나우캐스트(Nowcast)'를 공개하며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예보모델 ‘HRRR’보다 정확한 일기예보가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나우캐스트는 기상 레이더 관측자료와 위성 사진 등을 기반으로 '유넷(U-net)'이라는 신경망을 통해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분석에 걸리는 시간이 불과 5~10분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단기 예보(1~3시간)에서 높은 정확도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은 "기존 모델은 1~3시간 동안 계산을 수행하기 때문에 결과예측이 그만큼 틀릴 수 있는 반면 나우캐스트는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분석한다"며 "단기적 예측에는 나우캐스트 같은 방식이 훨씬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당장의 상용화를 욕심내기 보다는 단기 예보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기상예측을 위한 연구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슈퍼컴퓨터가 아닌 AI모델로 보다 정확한 날씨 예측이 가능해질날이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