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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전용 주차공간, 남자는 주차하면 안 될까? 여성 우선 주차구역, 왜 생겨난 걸까?
글 : 이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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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장에 들어서면 건물 입구와 가까이에 있는 주차칸이 분홍색으로 칠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분홍 주차칸 안에는 치마를 입은 분홍색 사람을 표현한 픽토그램이 그려져 있다. 여성을 위한 주차 공간임을 나타낸 것이다. 이 공간은 보통 주차하기 편하고, 건물로 들어서기 용이한 곳에 자리 잡고 있기에 역차별이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남성 운전자들이 많다. 많은 논란이 있는 여성을 위한 전용 주차구역은 왜 생겨난 것일까? 그 배경과 실효성에 대해 알아봤다.

     

     

    여성 우선 주차구역이 탄생한 배경

     

    여성 우선 주차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추진했던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09년 도입됐으며 여성의 주차 편의와 안전을 위한다는 목적에 의해 시행됐다. 경찰범죄통계에 따르면 2017년 2만 936건의 범죄가 주차장에서 발생했고.,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는 224건이었다. 특히 주차장 강력범죄 중 성폭력 범죄는 7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차장은 여성을 표적으로 하는 범죄의 위험이 높은 장소라고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2013년에는 경기도 안양의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서 뒷좌석에 올라탄 남성이 흉기로 여성을 위협하고 가방을 빼앗으려 했으며, 2015년에는 인천 남동구의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여성이 차에 타는 순간 뒷좌석에 올라타 위협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시 주자창 설치 및 관리 조례 25조 2항'을 통해, 주차대수 규모가 30대 이상인 노상·노외·부설 주차장에는 전체 주차대수의 10% 이상을 여성이 우선하여 사용하는 여성우선주차장 주차구획을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사각이 없는 밝은 위치', '주차장 출입구 또는 주차관리원(주차부스)과 근접하여 접근성 및 이동성의 안전성이 확보되는 장소', 'CCTV 감시가 용이하고 통행이 빈번한 위치', '차량출입구 또는 주차관리원이나 승강기에서 장애인 주차구획 다음으로 근접한 곳' 중 하나의 기준에 부합한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 서울시가 여성 우선 주차장을 만든 이후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했고, 지금은 대형마트나 휴게소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성 전용 주차구역, 실효성은?

    사진: 채널A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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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전용 주차장은 여성이 아이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각종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는 점 등을 배려해 편의를 위해 마련된 주차 구역이지만, 그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오히려 여성우선주차장이 범죄의 사각지대가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충남 아산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여성을 납치해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운 '김일곤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김일곤은 이 참혹한 범죄를 일으키기 전에도 고양시 일산 동구의 한 대형 마트의 지하 여성전용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하려 했던 정황이 포착됐다. 이외에도 서울 관악구에서도 마트 지하에 있는 여성전용주차장에 주차된 차로 가는 여성에게 흉기를 들이대며 가방과 지갑을 내놓으라고 위협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오히려 여성전용 주차장을 노리는 범죄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여성을 위협하는 주차장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서는 안전보다 주차 편의성을 강조하는 여성우선주차장 설치 대신, CCTV 대수를 늘리고, 보안 요원을 두는 등의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주차장법 시행규칙 제6조 11호는 "주차대수 30대를 초과하는 규모의 지하식 또는 노외주차장에는 주차장 내부 전체를 볼 수 있는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를 설치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CCTV의 선명한 화질이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항목 등이 명시돼 있으나 CCTV 대수, 보안요원 채용 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안전 기준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여성 전용 주차구역에 남성이
    주차해도 벌금 없다?

     

    여성들의 안전과 편의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여성 우선 주차장에 관해 불만을 드러내는 남성 운전자들이 많다. 여성에게만 편리한 주차 구획은 성평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다소 눈에 띄는 분홍색으로 칠해진 탓에 남성이 여성 우선 주차장에 주차하면 불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남성이 여성 우선 주차장을 이용해도 처벌받지는 않는다. 시 조례에서 여성우선주차장 설치를 의무화하긴 했지만, 이를 위반했을 때 제재규정을 따로 두진 않았다. 한 인터뷰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전용이 아닌 우선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만큼 여성들만 이 주차장을 사용하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남성이 사용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일부 여성 운전자들은 '안 그래도 '김여사' 등의 여성 혐오 표현을 중구난방으로 쓰는 세태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여성 우선 주차장'이라는 이름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했다. 실제로 어느 누가 주차해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데도 용어에 '여성'이 포함돼 있어, '여성은 운전에 서툴다'라는 고정관념을 더욱 견고히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전문가들은 여성 운전자들에 대한 편견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운전에 미숙한 운전자나 아이와 함께 탄 운전자, 임산부, 노인과 같은 교통 약자를 위한 주차장을 만드는 등 전반적인 주차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보라색 주차 구역이 있다?

    사진: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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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서울시는 공영 노외주차장과 공공시설 부설 주차장에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여성 우선 주차구역 범위 안에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으로 변경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고, 기존 주차장의 경우 운영 중인 여성 우전 주차장의 일부를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으로 지정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임신 8개월 차에 접어든 A씨(37)는 "배가 나온 상태에서 일반 주차장은 비교적 비좁아 타고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칸이 넓어 좀 더 수월해졌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라색으로 표시된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일반 주차구획보다 폭이 80㎝ 더 넓게 제작돼 임산부가 타고 내리기 편리해졌다. 참고로 일반 주차구획 폭은 2.5m 이상, 임산부 전용 주차구획은 3.3m 이상이다.

     

    사진: 강남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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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임산부 자동차 표지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다. 신청방법은 어렵지 않다. 임신 중이거나 분만 후 6개월인 여성이 출산 예정일이 기재된 임신 확인서 또는 표준 모자보건수첩을 주소지 관할 자치구 보건소에서 제출하면 받을 수 있다. 타인에게 양도나 대여할 수 없으며 임산부 본인이 탑승했을 경우만 유효하다. 유효기간이 경과했거나 다른 도시로 전출했을 때는 즉시 폐기해야 한다.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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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gory :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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