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 술을 섞어 마시면 왜 머리가 더 아플까?

폭탄 @.@, 술을 섞어 마시면 왜 머리가 더 아플까? 술 섞어 마시면 머리가 더 아픈 이유 글 : 이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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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모임이 많은 연말, 연시에 사람들은 그 어떤 술보다 '폭탄주'를 많이 마신다. 한때는 일부 직업군의 전유물로서 양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가 일반적이었지만, 대중에게 점차 확산되면서 여러 종류의 술을 섞은 폭탄주가 '회식 단골 주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소맥전용잔'이 출시될 만큼 맥주와 소주를 섞는 '소맥'이 가장 대표적인데, 소주와 매화수를 섞는 '링겔주', 소주, 맥주, 콜라를 섞어 만든 '고진감래주', 소주, 백세주, 산사춘, 맥주를 섞은 '소백산맥주'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문제는 기분 탓인지 아님 근거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술을 섞어 마시고 두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다. 술 섞어 마시면 머리가 더 아픈 이유는 무엇일까?

술 섞어 마시면 머리가 더 아프다?

술 마시면 몸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이때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물질이 나온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술을 마시면 체내에서 분해되는 알코올의 중간물질이며 독성이 있어, 두통이나 속 쓰림 같은 숙취 증상을 유발한다. 일반적으로 술은 양조 과정에서 알코올뿐만 아니라 각종 화학성분을 첨가한다.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마시면 몸에 흡수되는 화학 성분이 많아지고, 간이 많은 화학물질을 한꺼번에 해독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오랫동안 잔류하면서 숙취로 남아, 두통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맥주, 막걸리, 와인 등의 발효주에는 소주나 위스키 등의 증류주와 달리 알코올계 유기화합물인 메탄올(메틸알코올)이 소량 포함돼 있다. 메탄올은 간에서 분해될 때 에탄올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고 독특한 냄새를 풍겨 숙취를 더욱 오래 가게 만든다고 알려졌다.

술 마시고 두통 있을 때 타이레놀 먹어도 될까?

보통 사람들은 머리가 아플 때 타이레놀을 자주 찾는다. 그러나 술 마시고 생긴 두통에 타이레놀 복용은 옳지 않다. 타이레놀은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이 성분은 간 대사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만들기 때문에 간이 안 좋은 사람은 복용을 지양하고 있다. 특히 전날 술을 마셨거나 평소 술을 주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간 기능이 저하돼 있기도 하고, 알코올과 아세트아미노펜은 모두 간에서 대사 된다. 따라서 숙취로 생긴 두통에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있는 진통제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술 섞어 마시면 더 빨리 취하는 이유

알코올 도수가 높다고 해서 빨리 취하는 것은 아니다. 보통 12~14도 수준의 알코올 도수가 우리 몸에 가장 잘 흡수된다. 술을 마시면 혀에서부터 장으로 내려가는 과정에서 알코올 흡수가 일어나는데, 위장과 소장에서 알코올을 흡수한다. 17도 정도인 소주와 4도 정도인 맥주를 섞어 만든 소맥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비율로 섞으면 대략 7~8도 정도 된다. 특히 거품(이산화탄소)이 들어간 술이나 음료는 위장에서 알코올을 빠르게 흡수하는데, 알코올 흡수 속도가 빠를수록 간에 독성이 생기고 빠르게 취하게 된다. 도수가 높은 증류수에 이산화탄소가 들어간 맥주를 섞으면 알코올 흡수 속도를 촉진하고, 목 넘김이 부드럽단 이유로 소맥을 마시다 보면 알코올 섭취량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이처럼 폭탄주를 마시면 간이 해독할 수 있는 시간보다 알코올이 더 빨리, 더 많이 흡수돼 더 빨리 취하게 되는 것이다.

젓가락질에 소맥 거품이 일어나는 이유

대학교에 갓 입학한 새내기들은 선배의 폭탄주 제조를 보고는 감탄을 하곤 한다. 소주와 맥주가 든 맥주잔의 바닥을 숟가락이나 젓가락으로 탁 쳐서 거품이 확 일어나게끔 만든 선배의 모습이 뭔가 멋져 보였던 것은 왜일까? 맥주의 거품은 맥주의 주재료인 맥아와 홉이 이산화탄소와 결합해 만들어지는데, 보통 0.3~0.4% 정도의 이산화탄소가 포함돼 있다. 맥주를 잔에 따르면 공기 중으로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맥주와 공기의 접촉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거품이다. 거품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충격지점, 즉, 핵이 있어야 한다. 소맥잔 바닥에 충격을 주면 액체 속에 생긴 작은 상처가 핵이 되고, 기체분자들이 핵으로 점점 모여들게 되면서 거품이 발생하고, 거품의 규모가 커지면서 표면에 생성되는 원리다.

다양한 폭탄주 제조법은?

술을 사랑하는 민족답게 소맥이나 양맥 말고도 다양한 폭탄주 제조법이 공유되고 있다. 링겔과 비슷한 모양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인 '링겔주'는 소주와 매화주의 조합이다. 소주를 반병 정도 먹고 나서 링겔주를 만들면 좀 더 달달하게 즐길 수 있지만, 소주잔으로 1~2잔 정도 마신 후 소주병 입구에 매화수를 거꾸로 올려 맞추면 매화수가 소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백산맥주'는 다른 폭탄주에 비해 다양한 술이 들어간다는 것이 특징이다. 얼음을 채운 맥주잔에 소주잔 1잔 만큼의 소주, 백세주, 산사춘, 맥주를 1:1:1:1 비율로 넣고 잘 섞어주면 완성이다. 아무리 술이 센 사람도 금세 취하게 된다는 강력한 폭탄주다. '고진감래주'는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는 뜻에 맞게 첫맛은 쓰디쓴 소주 맛이지만 마지막에 달달한 콜라 맛이 나는 폭탄주다. 소주잔에 1/3만큼만 콜라를 채워 넣고, 두 번째 소주잔에는 소주를 채운 뒤 콜라를 넣은 소주잔 위에 올려놓는다. 맥주잔에 적당한 량의 맥주를 채운 후 콜라와 소주를 채워 넣은 소주잔을 동시에 넣는다. 고진감래의 진정한 의미를 맛보려면 원샷으로 마셔야 한다고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