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함 버리고 디지털로 흥행 성공한 명품 브랜드, '버버리'

올드함 버리고 디지털로 흥행 성공한 명품 브랜드, '버버리' 다시 부활한 '버버리' 글 : 공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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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버버리 홈페이지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밀레니엄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밀레니엄 세대는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로 디지털에 익숙하고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베인앤드컴퍼니는 2025년이 되면 럭셔리 브랜드 시장의 주 고객층의 45%는 밀레니엄 세대가 이루고 온라인 매출 비율이 25%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밀레니엄 세대를 주 타깃으로 공격적인 디지털 마케팅을 펼친 곳은 바로 버버리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그중에서도 버버리는 브랜드만의 색을 꽤 오랫동안 고수해온 브랜드인데 어떻게 이렇게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일까? 매출이 급락하던 버버리가 밀레니엄 세대를 겨냥해 디지털 마케팅을 도입하면서 2016년 버버리의 브랜드 가치는 472억 달러에 이르게 됐다.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던 버버리, 스스로를 디지털이라고 정의한 버버리의 그동안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버버리의 과거, 그리고 현재

사진 : 버버리 홈페이지

사진 : 버버리 SNS

버버리는 1856년 시작되어 16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대표의 럭셔리 브랜드다. 버버리의 창시자인 토마스 버버리는 1879년 방수 기능이 탁월한 개버딘 소재를 발명해 파일럿과 군인 옷의 소재로 사용하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개버딘 소재를 이용해 트렌치코트를 만들기 시작했고 명실상부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한 가지 스타일만 고집하던 버버리는 중?노년층의 브랜드라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버버리를 대표하는 체크무늬와 트렌치코트만 봐도 그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고수해왔는지 알 수 있다. 그것이 곧 버버리만의 자부심이었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그 자부심은 곧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고 1990년대 점차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드 한 이미지 때문인지 젊은 층에서는 그다지 선호하는 브랜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럭셔리 브랜드가 백화점에서 퇴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몇몇 백화점에서는 버버리가 퇴점되기도 했다.

사진 : 버버리 SNS

버버리는 변화가 필요했고 혁신적인 계획과 실행을 통해 단순히 럭셔리 패션 브랜드가 아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 증강현실까지 사용하는 디지털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다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버버리에 분 변화의 바람

2006년 안젤라 아렌츠 전 최고 경영자가 취임하면서 보수적인 버버리 브랜드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먼저 버버리의 아이코닉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트렌치코트에 300여 개의 옵션을 만들면서 획기적인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젊음이라는 키워드를 버버리에 불어 넣었다. 이는 버버리 비스포크 서비스로 고객이 원하는 트렌치코트를 제작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였다(현재 서비스 중단). 그리고 럭셔리 브랜드 중에서 거의 최초로 디지털 마케팅을 도입하고 앞장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버버리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디지털 마케팅을 창의적으로 그리고 공격적으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또한 브랜드에서 소비자에게 전하는 일방적인 메시지 타입의 마케팅이 아니라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를 타깃으로 각 디지털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빨리 그리고 트렌디하게 만들어냈다. 이런 밀레니엄 세대들은 버버리의 디지털 마케팅에 즉각 반응하기 시작했고 버버리는 올드 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트렌디하고 다양한 품목을 만들어내면서 결국 밀레니엄 세대에게서도 사랑받는 브랜드로 거듭나게 되었다.

온라인 디지털 마케팅[버버리 키시스(Burberry Kisses)]

사진 : YOUTUBE <Burberry>

버버리에서 혁신적인 디지털 마케팅의 첫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버버리 키시스’다. 구글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만든 일종의 캠페인과도 같은 프로젝트였다. 버버리 어플을 사용해 입술 모양을 인식시킨 후 봉투에 봉인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냄으로써 상호적인 경험을 할 수 있게끔 했다. 간단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었던 이 캠페인은 215개국에게서 참여했으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집에서 실시간으로 보는 버버리 쇼

사진 : 버버리 SNS

버버리에서 선보이는 패션쇼를 직접 가지 않아도 이제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다. 2009년 9월 상반기 컬렉션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패션쇼는 소위 ‘선택받은 이들’만 참석할 수 있는 폐쇄적인 곳이었다. 하지만 버버리는 모두에게 공개함으로써 다른 브랜드와는 확실하게 차별화된 정체성을 보여주었고 디지털 혁신을 통해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소유할 수 있는 럭셔리 민주주의를 시도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아트 오브 더 트렌치(Art of the Trench)

사진 : 버버리 SNS

아트 오브 더 트렌치는 버버리를 사랑하는 전 세계의 팬들이 자신의 버버리 트렌치코트를 공유하는 소셜 네트워크 웹사이트다. 버버리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트렌치코트를 입고 찍은 사진을 온라인이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사진을 업로드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독립적인 사이트인데 2009년 처음 시작한 이후 221개국에서 2천5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웹사이트를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캠페인이 시작됐다. 시카고와 런던, 파리, 상하이, 서울 등에서 셀럽들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트렌치코트를 연출해 선보이고 있다.

패션 필름

밀레니엄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디지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는 버버리에서는 패션 필름도 만들어내고 있다. 단순히 카탈로그로 옷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 브랜드 이미지를 정확하게 담아내고 있는 영상을 통해 밀레니엄 세대의 취향을 정확하게 저격했다. 특히 160주년을 맞이해 공개했던 ‘토마스 버버리의 이야기(The Tale of Thomas Burberry)라는 창립 히스토리가 담긴 필름은 브랜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디지털 마케팅

패션쇼 직후 제품 구입(See Now Buy Now)

사진 : 버버리 SNS

버버리에서는 패션쇼에서 선보인 신상품을 다음 날 전 세계 매장에서 판매한다. 또한 미처 패션쇼를 보지 못했던 고객을 위해 매장 내 비치된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고객이 보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바로 구입할 수 있게끔 직관적인 판매 전략도 갖췄다. 보통 패션계에서는 보통 시즌 쇼를 하고 나면 최소 6개월이 지나야 쇼에 등장했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관습과도 같았던 이 룰을 버버리는 과감하게 무너뜨렸다.

매장 디지털화

사진 : 버버리 SNS

고객은 매장 내 비치된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버버리 패션쇼를 보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를 수 있다. 만약 고른 제품이 매장에 없을 땐 직원에게 지급된 태블릿 PC를 이용해 전 세계 매장을 검색 후 제품을 찾아주고 있다. 이 태블릿을 이용해 판매와 주문을 할 수 있는 것은 기본, 고객의 가상 옷장을 만들어 상품이나 선호도를 기록하는 등 프로필도 직접 관리하고 있다. 런던의 버버리 매장은 좀 더 특별하다. 모든 옷에 초소형 전자태그가 삽입되어 있기 때문에 특수 제작된 거울 앞에 옷을 들고 서면 해당 옷과 관련된 정보 및 이미지와 더불어 함께 코디하면 좋은 아이템까지 추천된다.

앞으로의 버버리

사진 : 버버리 SNS

매출 실적이 저조하던 버버리가 다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디지털 마케팅의 힘이 가장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리미엄이라는 가치가 디지털을 만나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상승한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이기도 하다.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버버리의 전통과 가치가 더 빠르고 넓게 확산되고 있으며 더 많은 잠재 고객을 만들어내고 있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낯설 수는 있지만 그 시도의 결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다. 구색에 맞추기만 했던 과거의 틀은 과감하게 버리고 창의적이고 새로운 발상으로 버버리만의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