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상자료원에서 새롭게 발굴하거나 복원한 명품 고전영화, 과거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검열 대상 영화로 분류돼 상영되지 못한 작품이나 무분별하게 편집된 영화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의 VOD 서비스로 구하기 어려운 1920년대 단편영화부터 2000년대 초반에 개봉한 영화까지 주옥같은 한국고전영화를 감상해보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

사진 :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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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이문열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소설과 영화는 미묘하게 다른 전개를 보이는데, 영화 쪽이 좀 더 암울하다는 평가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은 몬트리올영화제에서 제작자상, 하와이국제영화제에서 동서문화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또 청룡영화제 감독상, 대종상영화제에서 4개 부문을 수상했다. 네이버 영화 평점도 10점 만점 중 9.16점을 기록했다. 홍경인, 최민식, 신구 등 당시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명품 연기로 호평을 받았지만, 서울관객 3만여 명으로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하녀(1960)

사진 : 영화 <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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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알프레드 히치콕이라 불리는 김기영 감독의 스릴러 명작으로 매력적인 남자 음악 선생인 동식을 두고 벌어지는 복잡한 애정관계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소실된 필름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이끄는 WCF 재단의 첫 복원 작품으로 선정, 1억2천여만 원을 지원받아 복원에 성공했다. 이후 2008년 칸 영화제 클래식 부문에서 상영돼 큰 호응을 얻었고, 2010년 임상수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됐다. 오래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이 돋보인다. 소금 평론가 박평식에게도 거의 만점이나 다름없는 8점을 받을 정도로 ‘하녀’는 관객과 평단 평가의 호평을 받았다. 2013년 한국영상자료원이 선정한 한국 영화 100선 중 공동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사진 :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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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구효서의 소설 ‘낯선 여름’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당시 이 영화는 시사회에 참석한 영화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속물적인 지식인층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과 현대인의 내적 갈등을 적나라하게 묘사, 당시 서울의 시대상을 무미건조한 미장센으로 전달했다는 평이다. 평론가 허문영은 “시사회에서 전날 설쳤던 잠을 보충하려 했는데, 상영 내내 졸음은커녕 오한이 밀려왔다”라고 평했다. 김의성의 주연 데뷔작이자, 단역으로 출연한 송강호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은행나무 침대(1996)

사진 : 영화 <은행나무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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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이라는 시공간을 두고 펼쳐지는 네 남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판타지 영화다. ‘은행나무 침대’의 총 제작비는 22억으로 당시 한국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10억 원 안팎이었던 것에 비하면 당시 최고였다. 설 연휴에 개봉해 무려 4개월간 장기 상영돼 서울관객 약 68만 명으로 추정, ‘투캅스2’에 이어 1996년 한국영화 흥행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청불 영화로서 당시 이례적인 수치였다. 이외에도 이 영화는 한국영화사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는데 최초로 금융권 투자를 받아 제작된 영화라는 점. 또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시발점이었다는 점 등이다. 특히 조연이자 악역인 황장군 캐릭터(신현준)가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은행나무 침대’의 연출을 맡은 강제규 감독은 이후 역대 흥행을 뒤엎은 영화 쉬리(1999)와 천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2004) 3편의 영화로 국민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꽃잎(1996)

사진 : 영화 <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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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묵배미의 사랑’, ‘화엄경’ 등을 연출한 장선우 감독의 작품으로 최윤의 소설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다’를 원작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화제가 됐다. 당시 이 영화가 데뷔작이었던 미성년자(고등학교 1학년) 이정현의 전라 노출 신은 당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이정현 외에도 설경구와 추상미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됐으며, 아시아태평양영화제와 방콕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았다. 또 서울 관객 30만 명을 동원해 흥행에도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손익분기점(제작비 약 24억)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예상된다.

 

 

소름(2001)

사진 : 영화 <소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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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 장진영을 주연으로 한 윤종찬 감독의 공포 미스터리 영화다. 제22회 판타스포르토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과 감독상, 여우주연상까지 3개 부문을 휩쓸며 호평을 받았으나, 전국 관객 60만을 동원해 흥행에는 실패했다. 으스스한 분위기의 아파트와 서늘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실제 철거 진행 중이었던 서울 금화시민아파트에서 촬영됐으며, 당시 촬영에 불만을 품으려 주민들과의 실랑이가 빈번했다고 전해진다.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아내를 잃은 감독의 실제 감정이 영화에 많이 개입됐다.

 

 

만추(1981)

사진 : EBS <한국영화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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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야행' 등의 영화를 연출해 1980년대 모더니즘 영화의 기수라고 불린 김수용 감독의 영화로, 1966년 한국 영화계의 거장 이만희 감독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두 남녀의 불꽃같은 사랑이 파국에 이르는 과정을 파격적인 샷을 이용해 그렸다. 이 영화의 원작은 김지헌 작가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정하영 작가의 윤색을 거쳐 사용됐다. 원작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높게 평가되고 있다. 2011년 현빈과 탕웨이 주연으로 참여, 김태용 감독이 리메이크했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81)

사진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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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발간한 조세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81년 이원세 감독이 영화화했다. 1970년대 도시 재개발로 밀려난 서민 가정의 고통을 그려낸 작품이다. 본래 조세희 작가가 직접 각색하고 김민기가 영화음악을 맡았으나, 그의 음악은 모조리 금지처분 받았다. 반독재 성향이 강한 김민기의 음악이 모두 금지됐던 때문이다. 배경 또한 본래 예정됐던 공장지대에서 시흥 소래 염전으로 변경해야 했고, 대사 역시 후시 녹음으로 수없이 수정했다. 이 같은 문화 탄압 속에서 어렵게 개봉한 이 영화는 예술성을 인정받아 영화제 감독상을 받는 등 호평을 받았다. 극본 중 일부는 2009년 수능에 출제되기도 했다.

 

 

편지(1997)

사진 : 다음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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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국 감독이 연출하고 박신양, 최진실이 주연한 멜로 영화다. 7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997년 한국영화 흥행 1위로 등극했다. 정여진이 부른 영화 ‘편지’의 OST인 ‘Too far away’도 히트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한 통의 편지로 이어진 남녀의 영원한 사랑을 깨끗하고 순수하게 연출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로보트 태권V(1976)

사진 : 만화 <로보트 태권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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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항리 화백의 원작으로 김청기 감독, 지상학 각본의 로봇 애니메이션인 로보트 태권V는 1976년 대한극장과 세기 극장에서 동시에 개봉됐다. 국산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포문을 열었던 한국 대표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일본의 ‘마징가Z’를 표절한 의혹으로 많은 논란을 야기했다. 개봉 당시 관객 수에 대한 증언이 엇갈리지만, 경향신문이 발표한 13만여 명이란 기록이 가장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희주 press@daily.co.kr

• Category :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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