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가 선택한 인기 웹툰

충무로가 선택한 인기 웹툰 웹툰 볼까? 영화 볼까? 둘다 보자! 글 : 황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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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가 선택한 인기 웹툰

웹툰 볼까? 영화 볼까? 둘 다 보자!

지하철에서, 길거리에서, 자기 전 침대에서 꼭 챙겨보게 되는 웹툰은 사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이다. 빠른 인터넷 속도와 한국 특유의 정보기술 인프라가 웹툰 문화를 발전시키게 된 것. 독자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전달받게 받게 되면서, 작가들은 트렌드에 더욱 민감해졌고,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졌다.

한국 영화는 웹툰의 다양한 소재에 눈을 돌리게 되었지만, 웹툰의 높은 인지도가 곧 영화의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 했다. 이는 곧 결말을 알고 있는 영화를 보는 것과 같았고, 원작의 인기 때문에 영화에 대한 호기심이 반감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수히 많은 웹툰 원작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의 성공을 기대하며, 지금까지의 웹툰 원작 영화 성적표를 먼저 살펴보도록 하자.

1. 아파트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중 가장 먼저 영화화된 것이 '아파트'다. 영화 ‘아파트’는 톱스타 고소영의 복귀와 공포 영화계의 대부인 안병기 감독이 뭉쳤다는 사실만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고 했던가. 원작의 미스터리함과 긴박감을 성공적으로 풀어내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64만명 관객수에 그치고 말았다. 안병기 감독은 “원작이 너무 재미있고 완벽해 각색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강풀 작가가 미웠다.”고 농담 섞인 푸념을 털어놓았을 정도.

2. 바보

바보 청년의 순수한 사랑을 그린 작품인 영화 ‘바보’는, 연탄가스로 인해 아빠를 잃은 주인공 승룡 역할에 차태현, 승룡의 첫사랑 지호 역할에 하지원이 캐스팅되어 화제를 모았다. 먼저 캐스팅되었던 차태현이 여자 주인공 역할로 하지원을 추천하게 되면서 작업이 이루어 졌는데, 영화가 97만명으로 흥행하지 못하자 하지원에게 굉장히 미안했다고. 차태현은 그 이후로 여배우 추천은 안하게 되었다는 웃지 못할 후문.

3. 순정만화

'순정만화'에는 신기한 인연이 있다. 바로 원작 순정만화 작가 강풀과 영화 순정만화에서 이연희 친구 역할을 맡은 소녀시대 수영의 이야기다. 가수가 꿈이었던 17살의 여중생 수영이 데뷔하기 전, 웹툰 순정만화를 보고 강풀 작가에게 이메일 팬 레터를 보낸 것. 그리고 2년의 세월이 지나 수영은 소녀시대로 데뷔하게 되었고, 영화 순정만화를 통해서 이 둘이 만나게 된 것이다. 신기한 우연처럼, 영화 '순정만화'는 원작의 정서를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지만, 73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아쉬운 흥행성적을 남겼다.

4. 이끼

웹툰이 영화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공을 거두기 시작한 것은, 영화 '이끼' 에서부터다. 하지만 강우석 감독이 웹툰 '이끼'를 영화화하겠다고 처음 나섰을 때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실미도, 공공의 적을 통해 이미 연출력과 흥행력을 검증받았던 강우석 감독은 34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며 영화 '이끼'를 성공시키게 된다. 웹툰 속 등장인물과 영화속 주인공들의 연기가 잘 매치되어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여준 작품.

5. 그대를 사랑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러브스토리가 이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노년의 사랑과 삶을 그린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전 연령층의 공감과 눈물을 뽑아내며 164만 관객을 감동시켰다. 영화의 흥행 뒤에는 이순재, 송재호, 윤소정, 김수미 등 노배우들의 열연이 있었는데, 원작 작가 강풀은 자신의 웹툰을 영화화한 작품 중 '그대를 사랑합니다'에 출연한 배우 이순재를, 자신의 캐릭터와 가장 잘 맞는 배우로 꼽기도 했다.

6. 이웃사람

영화 '이웃사람'의 김휘 감독은 '꼭 흥행했으면 좋겠다'는 원작 작가 강풀의 요구 때문에 부담스러웠다고. 그동안 강풀 원작 영화들의 흥행 성적표가 저조했던 것이 사실. 다행히 영화가 흥행을 하게 되면서 강풀 작가는 김휘 감독님과 좀 덜 어색하게 되었다고 한다. 원작의 구성은 긴장감 있게 살리고, 감독의 주제의식과 의외의 웃음 코드가 더해져. 240만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7. 26년

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다. 그리고 26년 후, 그날의 희생자들은 그 사람을 심판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역사적 사건에 과감한 상상력을 더한 '26년'은, 시간이 흘러도 잊힐 수 없는, 잊혀서도 안되는 아픔과 상처를 이야기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나한테 감정이 별로 안 좋은가 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그 사람-장광),"우린 그 사람한테 그럴 기회 충분히 준 것 같은데? 몇십 년씩이나"(심미진-한혜진) 등 주옥같은 명대사들을 남기며 290만명의 관객이 뜨겁게 공감했다.

8. 전설의 주먹

강우석 감독은 '이끼'를 촬영한 후 대단히 애를 먹었다며, 다시는 웹툰 영화를 찍지 않겠다 다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설의 주먹'이라는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들어, 다른 감독에게 줄 수 없었다고. 그러나 연속 웹툰 영화 성공의 길은 어려웠던 듯. 강렬한 액션과 묵직한 감동, 그리고 중년 배우들의 만만치 않은 복근 공개에도 불구하고 최종 스코어 173만명을 기록했다.

9. 은밀하게 위대하게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북한 최고 엘리트 간첩이 달동네 바보 백수로 위장하고 있다는 독특한 발상에서부터 시작된다. 연출을 맡은 장철수 감독은 웹툰을 읽는 동안, 최인훈의 소설 광장이 떠올랐다고 한다. 남에서도 북에서도 희망을 찾지 못하고 제3국행을 택했던 소설 속 주인공이, '은밀하게 위대하게' 속 주인공의 운명과 겹쳐 보였다는 것.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수현이 남북한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주인공을 잘 표현해내며 690만 명의 관객 열광시켰다.

10. 더 파이브

원작 웹툰을 그린 정연식 작가가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에서, 타 웹툰 원작 영화와 차별화를 둔 작품이다. 작가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약자가 된 자신을 돌아 보게 되었고, 그러던 중 '더 파이브'의 이야기가 탄생되었다고 한다. 영화 시나리오가 있는 상태에서 웹툰으로 먼저 선보이게 되었고, 웹툰의 인기로 정연식 작가는 영화감독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70만 명의 저조한 흥행성적으로 첫 감독 시도는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