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해를 정리하는 10대 국내 뉴스

2019년, 한 해를 정리하는 10대 국내 뉴스 때로는 단호하고 때로는 답답했던 2019년을 돌아보며 글 : 이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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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제작된 영화, '아일랜드'는 이렇게 말했다. 2019년도에는 인간을 복제할 수 있다고. 인간 복제는커녕 여전히 동물 한 마리 복제도 힘든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막연한 미래라고만 생각했던 2019년을 뒤로하고 2020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여러분의 2019년은 어땠는가? 대한민국에서는 전례 없는 규모의 일본 불매운동이 일어났으며 국내 범죄 역사상 최악의 미스터리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드디어 밝혀지기도 했다. 올해도 여전히 각종 정치계 이슈가 많았고, 찬반으로 나뉘어 뜨거운 논쟁이 일어난 사건들도 많았다.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쏟아졌던 한 해였기에 10대 뉴스를 선정하는데 꽤 애를 먹었다. 데일리 기자들과 논의 끝에 국내 10대 뉴스를 선정해봤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부터 사의까지

사진: 연합뉴스TV

지난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두고 일어난 사태가 4개월이나 지난 지금까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와 장학금 관련 의혹, 동생의 위장 이혼 의혹, 가족 사모펀드 운용 관련 문제 등, 그 일가를 둘러싼 의혹으로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부터 논란이 야기됐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검찰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에 대한 유례없는 수사도 화제가 됐다. 청문회 도중 후보자의 부인을 전격 기소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실제로 사문서 위조 혐의로 한 번의 소환 없이 즉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그 뒤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9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이후 9월 23일, 검찰은 조국 전 장관 자택을 11시간 동안 압수수색하기에 이른다. 이에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고, 광화문 광장에서는 조국 사퇴를 요구하는 대규모 인파가 모였다.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 여론이 맞물리면서 촉발된 광화문-서초동의 대규모 장외 집회는 계속 이어졌다. 결국 조국 전 장관은 10월 14일 사의를 밝혔다. 취임 35일 만이다. 그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저는 오늘 법무부 장관직을 내려놓는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오전 검찰의 직접 수사 축소 등 개혁안을 발표하고 약 3시간 만에 사퇴를 발표했다.

과거사위 1년 6개월 활동 종료

사진: JTBC NEWS

검찰권 남용에 대한 조직 차원의 과오 인정 및 사과를 끌어내는데 의미를 지닌 검찰과거사위원회와 진상 조사단 활동은 지난 5월 31일, 1년 6개월 만에 활동을 마감했다. 검찰은 지난 2017년 12월 법무부에 과거사위원회를, 2018년 2월엔 대검찰청에 진상조사단을 설치하면서 17건의 인권침해 및 검찰권 남용 의혹 사건을 재조사했다. 출범 당시 활동 기간을 조사 시작으로부터 6개월로 정했으나 일부 사건 조사가 늦어지며 3차례 기한을 연장하기도 했는데, 마무리되지 못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배우 고(故)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 용산참사 등에 대한 조사를 위해 활동기한이 2개월 연장됐다.

김학의 사건은 성접대와 뇌물수수 등의 범죄가 드러나 김 전 차관과 별장 성폭행 의혹에 연루된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구속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건설업자 윤중천이 김 전 차관에게 2006년 10월부터 2007년경까지 성관계를 가질 기회를 제공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증거로 제출된 동영상 속 인물도 김 전 차관이 맞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1억 8천여만 원의 뇌물수수 등 8개 혐의 가운데 3가지는 공소시효가 지났고, 5가지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김 전 차관은 무죄가 선고받았다. 윤씨는 사기 및 알선수재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으나, 김 전 차관과의 유착을 드러내는 핵심 사안인 성폭행 관련 혐의는 공소시효 등을 이유로 무죄 판단을 받고, 1심에서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09년 유력 인사들의 성접대를 폭로하는 문건을 남기고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장자연씨 사건도 재조사가 결정됐다. 장자연씨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를 자처했던 윤지오씨는 주요 참고인으로서 언론 인터뷰에 응했고, 많은 국민들은 그의 증언이 장자연 사건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윤씨의 저서인 '13번째 증언'의 출간을 도운 김수민 작가가 윤씨와의 대화 내용을 폭로하고, 박훈 변호사는 윤씨가 후원금을 모아 사적 이득을 취했다며 그를 고발했다. 한편, 과거사위는 장자연씨 성접대 의혹에 대해 수사 미진과 조선일보 외압 의혹 등을 사실로 인정하면서도 성범죄 재수사는 어렵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일본 불매운동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핵심소재 등 수출을 규제하는 경제 보복 조치를 발표한 이후 반일감정이 높아지면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됐다. '일제'를 사지 말자는 주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퍼지면서 국민들이 먼저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및 일본 관광 불매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4년 연속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정도로 국내에서 인기를 얻었던 유니클로는 가장 대표적인 불매 브랜드로 거론된다. 오카자키 다케시 최고재무책임자가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관한 질문에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변하면서 여론이 격화됐고, 새로운 TV 광고의 "80년도 더 된 일을 어떻게 기억하냐고"라는 문구가 위안부를 폄하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본 여행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은 더욱 확실했다. 한 여행사의 12월 해외 항공권 예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인기 여행지 1위였던 일본 오사카는 예약자 수가 86%나 급감했으며, 작년 이맘때 인기 여행지 1위였던 일본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우리나라는 일본 맥주 최대 수입국이었으나 일본에서 수입된 맥주가 9,10월 두 달간 5,2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에 비해 무려 99% 이상 감소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가격과 품질을 따져 개인의 만족을 위해 소비하던 것에서 벗어나 정치적·사회적·윤리적 신념을 통해 소비하는 양상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인득 · 고유정 · 장대호 사건

올해 잔인하게 피해자를 살해한 3개의 흉악 범죄 사건이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지난 4월, 안인득은 자신이 살던 경남 진주시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던 주민 5명을 흉기로 살해하고 17명에게 부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선고공판에서 안인득은 사형 선고를 받았다. 지난 5월 고유정은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아울러 지난 3월 고유정의 현 남편의 아들, 즉 의붓아들이 숨진 채 발견이 됐는데, 고유정은 의붓아들 살해 혐의까지 추가됐다. 국과수는 1차 구두 소견에서 의붓아들이 엎드린 채 전신이 10분 이상 눌려서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의붓아들 살해 사건과 전 남편 살해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서울 구로구의 한 모텔에서 모텔 종업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장대호가 투숙객을 다툼 끝에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장대호는 범행 이유에 대해 "피해자가 반말을 했다. 숙박비 4만 원을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했다. 한편, 장대호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는데, MBC 취재진이 "사형 받으려고 항소한 거냐"고 묻자 "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이춘재로 밝혀져

사진: SBS 뉴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1980년대 우리나라 대표 미제 사건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드디어 밝혀졌다. 화성 사건 9건을 포함해 14건의 살인과 34건의 강간 및 강간 미수 범행을 자백한 용의자 이춘재는 군대를 제대한 1986년부터 처제 살인 혐의로 붙잡힌 1991년까지 경기 화성과 수원, 충북 청주 일대에서 범행을 자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 사건 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이춘재는 프로파일러와 면담 도중 5, 7, 9번째 화성 사건에서 자신의 것과 일치하는 DNA가 확인된 사실을 제시하자 “DNA 증거가 나왔다니 할 수 없다”라며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재는 10건의 화성 사건 외에도 추가 범행 4건 등 14건의 살인을 자백했다.

한편,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의 피의자로 입건돼 20년 동안 옥살이를 한 윤 씨가 재심을 청구했다. 1988년 9월 경기도 화성군에서 당시 13세였던 박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되자 당시 경찰은 다른 화성 사건과 수법이 다르다며 화성연쇄살인 모방 범죄로 결론을 내렸다. 이어 “사건 현장에서 윤 씨의 지문과 체모도 나왔고, 윤 씨가 범행을 자백했다”라며 경찰은 1989년 7월 윤 씨를 검거했다. 이후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다. 그러나 최근 이춘재가 8차 사건도 본인이 했다고 자백하자 윤 씨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경찰은 11월 15일, 이춘재가 화성 8차 사건 범인인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낙태죄 헌법 불일치

헌법재판소는 낙태하는 여성과 의료진을 처벌하도록 한 형법, ‘낙태죄’ 조항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했다. 1953년 법이 제정된 이래로 66년 만이다. 낙태 수술을 69차례 해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산부인과 의사가 "이 조항은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2017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지난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처벌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해당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즉시 효력을 잃으면 법적 공백이 생겨, 사회에 혼란이 생길 수 있으므로 법 개정에 시한을 두는 것을 말한다.

재판관 4명(헌법불합치), 3명(단순위헌), 2명(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위헌 결정은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헌법불합치 의견을 내놓은 재판관들은 낙태죄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점에 중점을 둔 것으로 밝혀졌고,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은 인간의 존엄과 태아의 생명 중시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판정으로 사라지게 될 형법 조항은 낙태한 여성에게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200만 원 이하를 선고하도록 한 269조(자기낙태죄)와 낙태를 도운 의사 등에게 징역 2년 이하를 선고하도록 한 270조(동의낙태죄)다. 국회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국회가 낙태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 만약 국회가 관련 법 개정을 하지 않으면 낙태죄는 2021년 1월 1일부로 효력을 상실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살처분된 돼지만 38만 여 마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n Swine Fever)은 돼지에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으며, 2007년 이후 동유럽과 러시아 지역의 사육돼지와 야생 멧돼지에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폐사율이 최고(급성형) 100%에 이르며 전염력이 강한 데다 전파가 빨라 양돈 산업 전체에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줄 수 있다. 9월 16일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한 돼지 농장에서 고열에 시달리던 어미 돼지 다섯 마리가 쓰러졌고, 이튿날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왔다. 농장 주인이 소유한 다른 농장에 있던 돼지까지 곧바로 살처분됐다.

이후 ASF가 사육 돼지에서 14건, 야생 멧돼지에서 25건 발생했다고 농림축산식품부는 밝혔다. 발생지는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 연천군, 강원 철원군, 인천 강화군 등 북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정부에서 수매하거나 살처분하는 방식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시·군에서 사라진 돼지 수는 총 44만 6,520마리에 이른다. 이 중 살처분된 돼지 수는 38만 963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제역 사태가 벌어졌던 2010년 348만여 마리의 돼지가 묻혔던 때를 제외하면 전염병 발생을 계기로 가장 많은 돼지가 목숨을 잃었다. 한편, 경기 연천군 내 매몰된 돼지 사체에서 흘러나온 핏물 등의 침출수 유출 사태가 빚어져 관계당국의 관리가 미흡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원 산불… 여의도 면적 약 10배 소실

사진: YTN 뉴스

강원 산불은 지난 4월 4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도로변 전신주의 고압전선이 끊어져 전기불꽃이 낙하해 발생했다. 이 산불은 초속 26m가 넘는 태풍급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며 사흘간 강원 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 일대를 강타했다. 이로써 여의도 면적의 약 10배에 맞먹는 면적인 산림 2832㏊가 소실됐다. 인명피해는 사망 2, 부상 1명으로 알려졌으며, 이재민은 1,289명으로 집계됐다. 산불로 인한 총재산 피해는 1,29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한전이 관리 중인 전신주의 설치와 점검, 보수 등 업무상 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약 8개월간 수사를 진행했으며, 강원 산불은 '노후된 고압전선과 한국전력공사의 부실시공·관리 등 복합적인 인재'라고 결론지었다.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강원 고성경찰서는 한국전력 관계자 등 9명을 업무상 실화(失火, 실수로 불을 냄)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 의견 송치했다.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원인을 수사한 결과, 이번 산불은 전선 자체의 노후, 부실시공, 부실 관리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전선이 끊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리얼돌 논란

사진: KBS 뉴스

한 성인용품 업체에서 리얼돌을 수입하려 했으나 풍속을 해치고 여성에게 수치심을 줄 수 있는 물품으로 분류돼 인천세관은 반입을 보류해 왔다. 그러나 지난 6월, 대법원은 "개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라며 일본에서 제작된 리얼돌 1개 품목에 대한 수입을 허용해 달라는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리얼돌 수입 통관 보류 처분이 취소되면서 찬반 논쟁에 불이 붙었다. 리얼돌이 '성범죄를 유발할 위험이 있고, 지인 합성이나 아동 리얼돌 제작 문제 등 여성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견과 '객관성 측면에서 그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리얼돌 수입 및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를 동의하는 인원이 26만 명을 넘어서면서 청와대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청와대는 "행정부는 사법부의 확정판결을 따르고, 그 판결 취지를 존중할 의무가 있다"라며 "리얼돌에 대한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하겠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여성들은 리얼돌의 제작 및 판매, 수입 전면 금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열고 리얼돌 수입통관을 허용한 대법원 판결을 규탄하고 리얼돌의 전면금지화를 요구했다. 한편, 이용주 무소속 의원이 국정감사장에 리얼돌을 들고 나와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참고로 현재 국내에서 제작되는 리얼돌은 뚜렷한 법적 규제가 없는 상황이며, 아동 형상 리얼돌도 명확한 규제 대상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다.

강아지 구충제가 암을 치료한다?

펜벤다졸이라는 성분이 함유된 강아지 구충제가 암을 치료한다는 소식에 '구충제 품절 대란'이 일었다. 지난 9월 조 티펜스라는 60대 남성 암 환자가 강아지 구충제를 3개월 복용하고 암이 완치됐다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국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면서 암환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구충제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이미 이전에도 있었다. 다만 사람에 대한 효과가 입증된 적은 없다.

전문가들은 펜벤다졸이 함유된 강아지 구충제를 장기 복용하면 혈액, 신경, 간 등에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약사회, 암학회, 의사협회, 동물약국협회 등 여러 단체에서 복용 자제를 촉구했다. 그러나 일부 암환자는 항암 치료는 비용 부담도 크고, 혈액세포 감소나 탈모 등의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펜벤다졸은 적어도 비용 부담이 적어 도전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에서는 '암 치료 효과가 입증된다 하더라도 의료계나 제약사들이 임상시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암을 앓고 있는 개그맨 김철민은 공개적으로 펜벤다졸을 복용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최근 '암 종양 수치가 많이 줄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