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파워'가 돋보이는 한국 영화

'우먼파워'가 돋보이는 한국 영화 ‘여성 영화는 돈이 안 된다’는 건 이제 옛날 얘기! 글 : 이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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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사회 전반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영화계에서도 ‘여풍(女風)’이 거세게 불고 있는 추세이다. 과거에 비해 여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거나, 여배우의 이름이 크레딧에 가장 먼저 등장하거나, 혹은 여성 캐릭터를 ‘원톱’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이처럼 여성 파워가 돋보이는 한국영화 10편을 함께 만나보도록 하겠다.

써니

사진 : 영화 <써니>

영화 <써니>는 중년이 되어 재회한 여성들이 과거 '7공주'로 활동했던 여고 시절을 회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011년 개봉 당시 7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써니>는 한국 영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여성 ‘떼주물’로, 총 14인의 주연 배우들 각각의 매력이 묻히지 않고 모두 살아나면서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에 <써니>는 그 인기에 힘입어 일본, 베트남, 할리우드 등지에 판권이 수출되기도 했다.

차이나타운

사진 : 영화 <차이나타운>

2015년작인 영화 <차이나타운>은 오직 자신의 쓸모를 인정받는 자만이 살아남는 비정한 곳, 차이나타운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나간 두 여성의 생존법칙을 담아낸 작품이다. <차이나타운>은 그동안 한국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여성 느와르’라는 점에서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김혜수와 김고은을 투톱으로 내세워 많은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어벤져스 2 :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같은 대작과 붙었음에도 준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미씽 : 사라진 여자

사진 :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

어느 날 갑자기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를 뒤쫓다가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워킹맘 지선(엄지원)의 이야기를 그려낸 <미씽 : 사라진 여자> 역시 연출, 극본, 주연 모두를 여성이 맡아 ‘우먼 파워’가 돋보이는 영화이다. 해당 작품을 연출한 이언희 감독은 "제 또래의 여성들이 겪는 갈등을 영화 속에 영화에 반영하고 싶었다"라고 영화 제작에 대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비밀은 없다

사진 : 영화 <비밀은 없다>

영화 <비밀은 없다>의 주연인 배우 손예진과 연출을 맡은 이경미 감독은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시상식에서 각각 여자연기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비밀은 없다>는 국회 입성을 노리는 종찬(김주혁)과 그의 아내 연홍(손예진)에게 닥친 선거기간 15일 동안의 사건을 그려낸 미스터리 스릴러다. <비밀은 없다>는 손예진의 열연과 함께 모성애 일변도였던 여성영화의 클리셰를 깨뜨린 신선한 전개로 호평을 받았다.

미쓰백

사진 : 영화 <미쓰백>

영화 <미쓰백>은 여성 관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빛을 본 작품이다. 개봉 초기, 상영관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미쓰백>은 스스로를 ‘쓰백러’라 칭한 관객들이 팬덤을 형성하면서 개봉 23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었다. 이들은 ‘n차 관람’과 함께 SNS에 영화를 적극 홍보하는 등, 영화가 꾸준히 상영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미쓰백>에서 철저한 연기변신을 했던 배우 한지민은 해당 작품을 통해 무려 5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마녀

사진 : 영화 <마녀>

<마녀>는 시골의 한 소녀가 어려운 가정 형편을 돕기 위해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가 수상한 남자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신예 김다미를 전면에 내세워 ‘여성 원톱 슈퍼히어로물’이라는 과감한 시도를 한 <마녀>는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작중에서 신인답지 않은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다미는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휩쓸기도 했다.

리틀 포레스트

사진 : 영화 <리틀 포레스트>

‘n포 세대’라 칭해지는 요즘 20대가 지닌 고민을 심도 있게 보여주는 동시에, 그 고됨을 자연 속에서 치유해가는 모습을 담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도 여성 감독 임순례와 배우 김태리를 원톱으로 내세워 우먼파워를 입증해냈다. <리틀 포레스트>는 임순례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과 더불어 배우 김태리의 고요하면서도 흡입력 있는 감성이 어우러져 호평을 받았으며, 사회적 트렌드인 ‘소확행’과도 맞물리면서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허스토리

사진 : 영화 <허스토리>

민규동 감독의 <허스토리>는 제목에서부터 ‘여성의 이야기’임을 강조하고 있는 영화이다. 해당 작품은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관부재판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집중력 있게 다루어냄으로써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또한 여자들의 이야기인 만큼 김해숙, 김희애, 예수정, 문석, 이용녀 등 연기력이 탄탄한 여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워 완성도를 높였다.

우리들

사진 : 영화 <우리들>

영화 <우리들>은 혼자가 되지 않기를 원하는 외톨이 초등학생 선과 비밀을 가진 전학생 지아의 복잡 미묘한 마음을 세밀한 심리묘사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의 감성을 담담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낸 주연 배우들의 호연과 더불어 여성 감독인 윤가은의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였다. 이에 윤가은 감독은 <우리들>로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미쓰 홍당무

사진 : 영화 <미쓰 홍당무>

2008년작인 <미쓰 홍당무>도 <비밀은 없다>의 이경미 감독이 연출을 맡고, 공효진이 주연을 맡아 우먼파워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공효진 이외에도 서우, 황우슬혜 등 개성 넘치는 여배우들을 조연으로 내세움으로써 여성들의 힘이 시너지를 발한 작품이다. <미쓰 홍당무>는 안면홍조증을 앓고 있는 러시아어 교사 ‘양미숙(공효진)이 짝사랑하는 남자(이종혁)의 연애를 막기 위해 애쓰는 코미디 드라마이다.